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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가장 상징적인 대목은 정상통화 순서에서 확인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장 먼저 통화했고, 이어 9일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1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차례로 대화했다. 이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중국→일본’ 순으로 통화한 것과는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대통령실은 “정상통화는 일정 조율의 결과”라면서도, “한미동맹에 기반한 한미일 협력이라는 외교 기조는 앞으로도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노선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전격 참석에서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셔틀외교 복원에 공감대를 이루며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또한 G7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사태로 급거 귀국하면서 회담은 무산됐다. 이로 인해 한미 간 최대 현안인 ‘관세 협상’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정부는 오는 8일로 예정된 협상 시한을 앞두고, 유리한 조건 확보와 협상 유연성 확보를 위해 실무 대화를 지속 중이다. 이 대통령은 G7 회담으로 향하던 기내 간담회에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성사시켜 관세 협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은 빠르면 7월 말 또는 8월 초로 전망되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다.
대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8일경 방한할 예정으로, 루비오 장관이 이 대통령 또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의 면담을 통해 정상회담 일정 협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긴장 완화를 위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눈에 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대북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이 중지됐고, 북한도 지난달 12일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하며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 메시지에서 “이재명 정부는 소모적 적대 행위를 멈추고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며, “중단된 남북 대화 채널을 조속히 복구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재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짧은 30일, 그러나 분명한 행보. 이 대통령의 첫 외교 발걸음은 확고한 대외전략과 평화적 남북관계 회복이라는 두 축으로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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