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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년보다 이른 더위에 전력 수요도 역대 최고치를 가라치웠다.
각 지자체도 기록적인 폭염에 취약계층, 보건·건강, 농축수산 등 분야별 대응에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역대급 ‘폭염’…온열질환자 ‘폭증’
13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38명(광주 28명·전남 1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온열질환자 54명(광주 11명·전남 43명)에 비해 155%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온열질환자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크게 늘었다.
지난달 27일 광주·전남 전 지역에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당일 온열질환자는 7명(광주 2명·전남 5명)에 달했다.
이후 폭염특보가 전 지역으로 확대된 28일에는 10명(광주 4명·전남 6명), 29일 7명(광주 4명·전남 3명), 30일 3명(광주 1명·전남 2명)이 열 탈진 등 증상을 보였다.
전남에서는 올해 첫 열사병 환자도 발생했다.
지난 9일 오후 1시 25분 전남 곡성군에서는 고사리밭에서 일을 하던 8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1일까지 확인한 전국 응급실 방문한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1607명에 달했고, 이 중 사망자는 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환자 수·사망자 모두 폭증했다.
온열질환자는 지난달 28일 이후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31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지난 8일 하루에만 238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일일 온열질환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2018년 8월 3일 이후 약 7년 만이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61.1%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비율은 33.6%였다.
△장마기간·기온 등 기록 경신…무더위 지속 ‘우려’
올해 남부지방의 장마가 지난 1일 끝이 난 가운데 평년보다 22~23일 빠르고, 지난 1973년 6월30일 종료 이후 2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또 1973년 6일에 그쳤던 장마기간에 이어 12~13일 만에 종료되면서 2번째로 짧았다.
이는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다.
광주지방기상청 분석 결과 6월 광주·전남 지역 평균기온은 22.9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최고치를 찍었던 22.7도를 갈아치웠고, 평년기온(21.5도)보다 1.4도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 9일에는 광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36.7도까지 오르면서 86년 만에 광주 7월 상순 역대 기온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화된 상황에서 티베트 고기압까지 더해진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두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머무는 동안 강한 열기를 가두고 있으며 바람의 방향에 따라 폭염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부터 한반도를 뒤덮으며 ‘극한 폭염’을 몰고 왔던 ‘이중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은 무너져 낮 최고 기온도 소폭 떨어지겠으나, 높은 습도 탓에 폭염특보 수준의 무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지자체 발 빠른 대응…피해 최소화 ‘총력’
정부는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격상하며 대응체계를 전면 재편했다.
또 폭염 비상대응체계 강화, 취약계층 보호, 무더위쉼터 운영 확대 등 종합적 대응책을 시행하며, 한낮 야외활동 자제 등 행동요령 준수 등을 당부하고 나섰다.
행안부가 제시한 폭염대비 6대 행동요령은 기상상황 확인, 야외활동 자제, 신체노출 최소화, 시원한 장소 휴식, 충분한 수분 섭취, 가족 또는 이웃 안전 살피기 등이다.
외출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창이 넓은 모자와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물병을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
냉방이 되지 않는 실내에서는 햇볕을 가리고 맞바람이 불도록 환기를 자주 해야 하고,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세가 보이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스포츠 경기 등 외부행사도 자제해야 한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등의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축사와 양식장에서는 축사 창문을 개방하고 지속적인 환기를 실시하며 적정 사육 밀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 비닐하우스, 축사 천장 등에 물 분무 장치를 설치해 복사열을 낮추고 양식 어류는 얼음을 넣는 등 수온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가축·어류 폐사가 발생하면 신속히 방역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지자체도 이례적인 장마 조기 종료에 따른 폭염대책 방안을 발표하며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시는 생활환경 개선, 폭염 민감계층 집중 보호, 대시민 홍보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폭염 대응 체계를 구축해 추진한다.
도심 열섬현상 완화를 위한 ‘살수차’를 당초 계획 대비 2배 확대 투입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요 간선도로 20개 구간 노선 226㎞를 대상으로, 하루 평균 약 20대의 살수차량을 투입해 살수작업을 벌인다.
또 주요 보행로와 횡단보도 등에 대형 파라솔형 그늘막도 추가 설치하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설치된 쿨링포그, 클린로드도 상시 가동, 폭염 취약 분야 근로자 보호를 위한 대응에도 적극 나선다.
전남도는 어르신, 장애인, 기초수급자 등 폭염 취약계층별 세분화된 대응체계를 마련, 취약계층에 대한 인명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현장 밀착형 지원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 지난 10일부터 ‘농작물 가뭄(폭염)대책 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식량원예과장을 총괄로 한 4개 반 14명 규모의 가뭄대책반을 구성해 작물별 맞춤형 대응에 나섰다.
이밖에도 고수온 취약지역 17개소에 현장대응반 배치와 함께 고수원 특보 해제 시까지 먹이공급 중단, 액화산소공급 등 양식어류 피해 최소화를 위한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부는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폭염에 대응하겠다”면서 “더운 시간대 야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폭염 대비 국민행동요령을 적극 실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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