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점심 반주 한 잔…생명 위협하는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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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가벼운 점심 반주 한 잔…생명 위협하는 범죄"

[르포] 올해 첫 ‘주간 음주운전 특별단속’
광주경찰청, 지산유원지·서창교 등 5곳 동시 진행
2시간 동안 음주운전·5대 교통반칙행위 33명 적발

6일 오후 광주 북구 청풍쉼터 삼거리에서 경찰관들이 가을 나들이철 ‘주간 음주운전’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과 광주자치경찰위원회는 광주 5개 구 주요 교차로 음주운전 단속지점에서 기초질서 확립을 위한 5대 반칙운전과 교통법규 위반 행위도 단속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6일 오후 2시께 광주 동구 지산유원지 인근 도로.

평소 차량 이동량이 적은 왕복 2차선 도로 일대가 갑자기 ‘단속 현장’으로 바뀌자 긴장감이 맴돌았다.

차선을 따라 주황색 트래픽콘이 일렬로 세워졌고, 형광 조끼를 입은 경찰관들이 도로 중앙과 측면에 위치했다.

지나가던 차량 한 대가 멈춘 뒤 창문을 내리자, 경찰관이 “음주단속입니다. 잠시만 협조 부탁드립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 운전자의 입김이 닿자 음주측정기에서 ‘삑’ 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운전자는 단속 현장을 빠져나갔고, 경찰은 재빨리 순찰차를 이끌고 도주차량 추적에 나섰다.

300m가량 떨어진 동구 율곡초등학교에서 붙잡힌 운전자는 단속 현장으로 돌아와 재측정을 받았다.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0.019%. 면허정지(0.03%)와 면허취소(0.08%)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후 “한 잔이라도 드셨으면 운전하시면 안 됩니다”라는 경찰의 말과 함께 해당 운전자는 훈방조치 됐다.

이날 광주경찰청과 광주자치경찰위원회는 가을 행락철과 연말연시를 앞두고 광주 전역에서 올해 첫 ‘주간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전개했다. 보통 야간에 이뤄지던 단속을 낮 시간으로 확대해 ‘점심 반주 한 잔 운전’까지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이번 단속은 동구 지산유원지를 비롯해 서구 서창교, 남구 노대사거리, 북구 청풍쉼터, 광산구 벽파삼거리 등 광주 5개 구 전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단속 현장에는 교통외근, 순찰대, 암행순찰대, 기동대 등 69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순찰차와 오토바이 30여 대가 차량 흐름을 통제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경찰 드론이 상공에서 실시간으로 촬영했다.

단속은 철저했다. 경찰은 불시에 차량을 세우고, 단 몇 초 만에 음주 측정을 마쳤다.

인근에서는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도 동시에 이뤄졌다. 끼어들기, 꼬리물기, 안전벨트 미착용 등 5대 교통반칙행위에 대한 단속으로 도로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함이다.

단속 결과, 안전띠 미착용(범칙금 3만원)과 휴대전화 사용(범칙금 6만원·벌점 15점) 등으로 다수가 적발됐다.

광주 동부경찰 관계자는 “최근 점심시간 반주나 낮 시간대 회식 이후 운전하는 사례가 잦아졌다”며 “이제는 야간뿐 아니라 낮에도 단속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말까지 불시 주간단속을 이어가 시민들이 스스로 음주운전을 경계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단속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인근 주민 A씨(72)는 “경찰이 도로에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 교통질서 인식 강화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단속은 꼭 필요하다”면서 “굉음을 내는 폭주족이나 신호·차선을 위반하는 얌체운전자들도 보이지 않는다. 도로 환경이 쾌적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5곳에서 2시간 가량 단속해 음주운전자 1명(면허취소 수준), 교통법규 위반자 32명이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주간 단속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며 “연말연시 유관기관 합동단속, 음주운전 특별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된 광주경찰의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에서는 총 857건이 적발됐다. 이 중 524건은 면허취소, 314건은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엄재용 인턴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엄재용 인턴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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