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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호 광주전남지방병무청장 |
최근 국제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 불가능한 격랑 속에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은 장기화되고 있으며,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과 안보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한반도에도 실시간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대비책 위에 세워진다는 평범한 진리가 다시금 뼈아프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평화는 결코 우연히 주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친 준비와 철저한 대비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는 값진 성과다.
국가 비상사태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 동력은 바로 ‘신속하고 완벽한 병력동원’에 있다.
전시에 군 부대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병력이 충원돼야 하며, 이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를 돌리기 위한 숨은 주역이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병무담당 직원들이다.
병무청은 지난 2014년 병역법 개정을 통해 전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병무행정을 명시했다. 이는 병력동원이 단순히 중앙정부 차원의 업무가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 실질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핵심 과제임을 분명히 한 조치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 지역에는 현재 1461명의 공무원이 전시 병무담당으로 지정돼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평시에는 각자의 행정 분야에서 주민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유사시에는 전혀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 병력동원소집 통지서 교부를 비롯해 병력 이동을 위한 차량 지원, 급식 준비, 현장 질서 유지 등 다양한 병무 행정을 수행하며 군과 민을 잇는 안보의 실핏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병력동원소집 통지서 교부는 병력동원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다. 아무리 정교한 계획이 수립됐더라도, 이를 실제 병력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준비는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신속하고 정확한 통지서 전달은 곧 전시 대응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시 대응 능력을 실전처럼 점검하는 대표적인 훈련이 바로 ‘충무훈련’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전시 상황을 가정해 병력동원 체계를 실제와 같이 운용하는 데 목적이 있다.
훈련 기간 동안 지자체 병무담당 공무원들은 병력동원소집 통지서 교부라는 핵심 업무를 직접 수행하게 된다. 예비군 대상자에게 통지서를 전달하고 입영을 독려하는 전 과정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실제 상황을 대비한 실전 훈련이다.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행정 처리 능력이 아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정확한 대상자를 찾아내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며, 돌발 변수까지 관리하는 종합적인 현장 대응 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이러한 경험의 축적이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력을 결정짓게 된다.
광주전남지방병무청은 이러한 역량 강화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 3월 여수시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광주·전남 27개 지자체 병무담당자를 대상으로 권역별 집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년도 교육 이수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병무담당 공무원들이 실제 병무행정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병력동원훈련소집 참관, 병역판정검사장 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실무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올해는 충무훈련과 연계해 실무 중심 교육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통지서 교부 실습, 병력동원훈련소집 인도인접 참관 등 보다 현실감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실제 업무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자성어 ‘동심공제(同心共濟)’는 이러한 상황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는 이 말은 국가 안보 체계의 본질을 정확히 담고 있다.
국가 방위는 특정 기관이나 조직만의 몫이 아니다. 병무청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역 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 곁에서 묵묵히 전시 업무를 익히고 준비하는 지자체 병무담당자들의 노고에 깊은 신뢰와 응원을 보낸다. 11월의 충무훈련이 안보 의식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들의 땀방울이 모여 대한민국의 평화가 지속될 수 있음을 우리 국민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전종호gn@gwangnam.co.kr
전종호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4.30 (목) 1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