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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정랑 초록우산광주지역본부 복지사업팀장 |
대한민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국으로서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Best Interests of the Child)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공약들 사이에서 아동이 ‘현재의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아동 정책은 늘 ‘미래시민을 위한 정책’이라는 명목하에 현재의 실행 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일쑤다. 특히 긴축정책의 논리가 지배할 때,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아동 청소년 예산이 가장 먼저 희생 되고, 참여권이 ‘장식’으로 전락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자문하게 한다.
물론 22년 전 현장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와 비교하면 성장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아동 청소년과 이를 지원하는 부모, 교사, 사회복지사, 청소년지도사 등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거나 실행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 청소년 정책은 늘 비슷하거나 같은 내용으로 반복적으로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동의 참여와 이익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나라를 위해 세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가짜 참여를 넘어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진정한 참여’.
로저 하트(Roser Hart)의 아동참여 8단계가 있다. 이 모델은 아동의 참여가 단순히 ‘자리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모델로 알려져 있다. 1-3단계는 진정한 의미의 참여가 아닌 가짜참여이며, 4단계부터 비로서 진정한 참여로 간주한다. 이제는 최소 5~6단계 이상의 실질적 권한 공유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지자체의 아동 참여는 로저하트가 경고한 형식적 참여(3단계), 조작이나 장식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아이들이 직접 제안한 의견이 지자체의 조례가 되고 예산에 반영되어 실제적으로 삶의 환경이 바뀌어 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지역사회 변화를 체감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미래를 가꾸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둘째, 모든 행정의 기준이 되는 ‘아동권리기반’.
아동 정책은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교통, 환경, 문화, 복지, 행정, 도시계획 등 지방 행정의 전 분야에 아동권리기반이 녹아져야한다.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결정 구조를 갖추는 것은 아동 청소년만을 위한 혜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공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전략이다. 아동에게 안전한 도시는 노인, 장애인에게도 모든 시민에게도 안전하듯이 아동 최우선의 원칙을 행정적 시스템으로 체계화해 모든 정책이 시행되기 전 ‘아동권리기반’인가를 검토하는 행정적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세 번째, 예산삭감의 공포없는 지속가능한 아동청소년 정책 필요.
지금까지 보면 정책의 진정성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증명된다. 그럴수록 정책을 펼치는 의무이행자들에게 신뢰가 간다. 아동권리기반의 아동청소년 사업들은 경제적 성과나 눈에 보이는 성과로 내기 어려워서 예산 편성 우선순위에 밀리거나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더라도 삭감이 된다. 아동청소년 정책 예산은 아동청소년이 사는 이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보고 어떤 정치적인 풍랑에도 흔들리지 않는 아동권리 하한선이 보장돼야 한다.
제가 경험한 현장은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이다. 아동기는 짧고도 결정적인 시기이다. 이 때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면 훗날 어떤 정책으로도 온전히 회복될 수 없다.
2026년 지방선거에 나오는 후보자들은 아동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경쟁이 아닌 우리 사회의 가장 작고 낮은 목소리를 정책의 중심에 세워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내일의 희망’이 아닌 ‘오늘의 시민’으로 대우받는 변곡점이 돼야 한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에게 당부드린다. 어린이날의 일회성 이벤트나 선물보다 아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자신의 권리가 실현되고 자신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꾸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어른들이 많은 나라다. 이번 선거가 아동의 목소리를 정책의 중심에 세우는 진정한 ‘아동권리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변정랑 gn@gwangnam.co.kr
변정랑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4.29 (수) 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