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광주회생법원의 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올해 2월 134건에서 3월 184건, 4월 213건으로 증가했다. 2월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59%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5월에는 177건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들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광주회생법원의 법인파산 접수 건수는 2월 5건, 3월 12건, 4월 5건, 5월 7건으로 집계됐다. 절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광주회생법원 관할에는 광주와 전남을 비롯해 전북, 제주 일부 지역이 포함돼 있어 해당 수치를 광주·전남만의 통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역 경기 흐름과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통계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개인파산 증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인파산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로 꼽힌다. 경기가 악화됐다고 즉각 파산 신청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와 사업 운영자금을 대출로 충당하며 버티다가 상환 능력을 잃었을 때 마지막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청 증가세를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경제적 부담이 한계점에 도달한 결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정책자금과 금융권 대출로 버텨왔던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이 엔데믹 이후에도 기대만큼 소득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상환 여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은 내수 경기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음식점과 소매업을 중심으로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난도 심화되고 있다. 전기·가스요금과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늘어난 반면 소비 회복은 더디면서 사업을 유지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전남의 산업 구조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는 대기업 중심 제조업보다 자영업과 소상공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 둔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소비 위축이 곧바로 지역 상권 매출 감소와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가계 채무 악화로 연결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지역 상권을 중심으로 공실 증가와 폐업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경기 침체도 지역경제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시장 위축과 공사 물량 감소로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협력업체와 소규모 사업자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건설업은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산업인 만큼 관련 업종의 부진이 소비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인파산과 법인파산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개인파산은 가계의 위기를, 법인파산은 기업 부문의 위기를 의미한다. 두 지표가 함께 상승하는 것은 소비와 투자, 고용이 동시에 위축되는 국면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경제계가 이번 통계를 단순한 채무 문제를 넘어 지역경제 활력 저하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광주지역 한 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는 “최근 상담 사례를 보면 수년 동안 대출로 버티다 결국 상환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 회복이 더디고 고금리 부담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관련 신청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파산 증가를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의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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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목) 18: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