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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증자인 변동해씨(가운데)가 진흥원을 방문했을 당시 홍영기 원장(오른쪽), 안동교 자료교육부장과 함께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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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암일기’ |
10일 한국학호남진흥원에 따르면 변동해씨가 올해 2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문중자료 641점을 기증했다.
이가운데 이번 기증 자료는 고서 102책, 고문서 217점, 서화류 6점, 근현대문서 315점, 유물 1점 등이다. 고서에는 ‘기옹유고’를 비롯해 ‘봉남집’, ‘회산집’, ‘황주변씨족보’, ‘황주변씨문헌록’ 등이 포함됐다. 고문서에는 간찰류와 치부류, 시문류, 일기류 등이 다수 들어 있다.
특히 필사본 ‘회산일기’와 ‘고암일기’ 등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일기 자료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일기는 당시 개인의 일상과 지역사회, 정치·경제 상황을 비교적 생생하게 담고 있어 향촌사와 근현대사 연구의 중요한 기초자료로 평가된다.
변동해씨 집안은 임진왜란 당시 화차를 제조해 행주산성 전투에 배치한 변이중의 육촌 아우 변복중의 계보에 속한다. 장성 지역에서 많은 학자를 배출한 대표적인 학문가로 꼽힌다.
변복중의 증손자인 변괄은 경전과 천문, 지리, 의학, 복서, 산수 등을 두루 연구해 ‘돈암유고’를 남겼다. 그의 손자 변종락은 조부에게 글을 배워 ‘기옹유고’를 남겼으며, 바둑을 좋아해 호를 ‘기옹’이라 했다. 변종락의 아들 변상홍은 ‘성암일고’를, 변상철은 노사 기정진의 제자로 ‘봉서유고’와 ‘봉서일기’를 남겼다.
또 변상철의 손자인 변만기는 면암 최익현의 제자로 ‘봉남집’과 ‘봉남일기’를 남겼고, 한말 계몽교육에 앞장서고 균세운동을 펼친 변승기는 ‘회산집’과 ‘회산일기’를 남겼다. 학문과 기록을 중시한 가풍이 여러 세대를 거쳐 이어진 셈이다.
이들 문중의 일기 자료는 이미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봉서일기’는 1873년부터 1877년까지 5년 동안의 기록으로, 향촌 선비의 일상생활과 학문, 독서, 향촌 인맥, 농업과 조세 문제 등을 담고 있다.
‘봉남일기’는 1894년부터 1903년까지 10년 동안의 기록이다. 동학농민운동의 생생한 현장 분위기와 의병, 항일 정서, 경제와 물가, 민생과 재해, 국내외 주요 사건 등이 담겨 있다.
‘회산일기’는 1907년 1월부터 3월까지의 짧은 기록이지만 당시 조세·화폐 제도 문제와 국채보상운동 확산 관련 내용 등이 적혀 있다. 세 일기는 원래 70년 분량에 달했으나 6·25전쟁으로 대부분 소실돼 현재 약 16년 분량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료들은 전남도 문화재자료 제199호로 지정됐고, 1979년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사료총서 제26 ‘봉서 봉남일기’로 간행했다.
이번 기증 자료가 주목받는 것은 기존에 알려진 일기 외에도 새로운 자료가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회산일기’ 두 권에는 변승기가 대한제국기인 1897년에 작성한 내용과 일제강점기인 1924년부터 1925년 4월까지 작성한 내용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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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산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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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암일기’ |
장성읍 안평마을 출신인 변진갑은 광복 이후 정치에 투신해 제2·3·4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일기는 전후 농촌사회와 지역 정치, 국회 활동을 함께 살필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근현대사 연구에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를 기증한 변동해씨는 변진갑 전 국회의원의 손자다. 그는 현재도 매일 온라인 카페에 단상을 올리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변동해씨는 “전란 통에 많은 자료가 소실됐으나 다행히 선조들의 문집 몇 종과 일기 몇 종이 살아남았다”며 “특히 일기 자료가 근현대사와 향촌사 연구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기증 과정에는 변동해씨와 평소 인연이 있던 홍영기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의 역할도 컸다. 홍 원장은 자료의 보존과 연구 활용 필요성을 설명하며 기증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기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은 “귀한 자료를 기증해 준 데 감사드린다. 호남지역에서 누대에 걸쳐 일기를 쓴 집안은 흔치 않고, 내용도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면서 “네 종의 일기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국역해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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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0 (금) 1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