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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구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대표이사 |
반도체 산업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협력기업 육성, 지역 소비 확대, 세수 증가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이번 투자가 대한민국의 AI·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미래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투자 규모가 아니다. 800조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투자를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는 힘이다.
대기업은 결코 혼자 성장하지 않는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서도 소재·부품·장비, 물류, 설비, 유지보수, 연구개발, 인력공급 등 수많은 협력기업이 필요하다. 지역 중소기업이 이러한 공급망에 참여할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대기업이 들어와도 부가가치와 좋은 일자리는 지역 밖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경쟁력 있는 지역 중소기업이 충분하다면 대기업과 지역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기술과 일자리, 소득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하며 대기업의 투자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이 된다.
대만과 독일은 이를 잘 보여준다.
세계 반도체 강국인 대만은 TSMC뿐 아니라 수많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독일 역시 세계적 대기업 뒤에는 지역 곳곳의 ‘히든 챔피언’ 중소·중견기업들이 제조업 경쟁력의 든든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
결국 대기업은 나무이고 중소기업은 숲이다. 큰 나무 몇 그루만으로 건강한 숲이 만들어지지 않듯 지역경제도 강한 중소기업 생태계가 있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제전략은 분명해야 한다. 대기업 유치와 함께 지역 중소기업 육성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기술개발과 스마트공장 구축, 디지털 전환, 판로 확대 등을 통해 지역 기업이 대기업 공급망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돕고, 지역 중소기업 장기근속자를 위한 퇴직연금 매칭제도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해 우수 인재가 지역에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반드시 더해야 할 것이 기업 친화적 문화다.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전남광주를 선택한 기업들이 “정말 오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시민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환영하고 적극 협력해야 한다. 기업이 오히려 지역의 따뜻한 지원에 미안함을 느낄 정도의 신뢰와 협력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추가 투자와 협력기업 유치도 이어질 것이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은 외부에서 기업에 다소 배타적인 지역이라는 인식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이러한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기업은 특혜의 대상도, 불신의 대상도 아니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결국 지역경제와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아울러 이번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도록 정책적 결단을 내린 정부와 관계 부처,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한 결정을 이끌어낸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투자, 지역사회의 협력이 함께할 때 지역의 미래는 현실이 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은 대기업 몇 곳을 유치했느냐가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청년들이 얼마나 정착했는지, 지역 기업이 대기업 공급망에 얼마나 참여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대기업은 유치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키워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유치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투자하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800조 원의 투자를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역사적 기회로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신현구 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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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4 (화) 18: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