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행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원 |
그런데 농축산 분야 논의를 지켜보며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검토안에 따르면 축산 분야를 줄이고 별도의 반려동물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반려동물 전담 조직 자체는 필요한 변화다. 문제는 방식이다. 기존 축산 분야의 업무와 인력을 덜어내 반려동물 업무를 분리한다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개편에 그친다. 행정통합의 핵심은 중복 기능을 줄이는 데만 있지 않다. 새롭게 발생하는 광역행정 수요에 맞춰 전문성과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 또한 통합의 목적이다.
축산업의 위상을 보면 더욱 그렇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축산업 생산액은 25조653억원으로 전체 농림업 생산액의 약 40%를 차지하고,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도 61.4㎏에 이르렀다. 전남의 기반은 더 막중하다. 2024년 기준 한·육우 62만 마리로 전국 2위, 오리 417만9000마리로 전국 1위이며 조사료 재배면적도 6만㏊에 이른다. 가축전염병 방역과 축산물 수급, 가축분뇨 처리 등 광역단위에서 관리할 행정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축산업은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축산과 가축분뇨의 에너지화, 탄소중립형 축산,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축산까지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총사업비가 잠정 6754억원에 이르는 ‘AI 첨단 축산업 융복합 밸리’가 그 상징이다. 이런 과제를 감당하려면 전문성과 권한을 갖춘 조직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도농복합형 광역도시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전남의 생산기반과 광주의 소비시장을 연결하면 생산·가공·유통·소비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을 수 있다.
이 강점을 살리는 해법은 덜어내기가 아니라 모아서 키우는 방식이다. 통합 과도기임을 고려해 농축산 기능은 ‘농축산식품국’으로 일원화하되 공간 배치는 유연하게 운영하면 된다. 도시농업과는 광주청사에 그대로 두면서 기능만 모으는 방식이다. 광주청사의 광역행정본부 도시농업과를 전남청사 농축산식품국 소관으로 일원화하면 광주의 도시농업 기능과 전남의 농업정책이 만나 광역시권 도시농업·스마트농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포용사회국의 반려동물정책과 역시 농축산식품국으로 옮겨 독립 조직으로 세우면 된다. 두 조직 모두 다른 국에서 가져오는 것이지 축산 인력을 빼내는 것이 아니다. 그래야 반려동물 복지정책을 고도화하면서 농장동물 복지행정의 전문성도 지킬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되면 현재 6개인 농축산 관련 과는 8개로 늘어난다. 하나의 국이 8개 과를 거느리는 구조는 지휘와 조정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결국 농업정책과 축산·방역 정책을 전문적으로 분리하는 일이 남는다. 축산 행정의 축소가 아니라 확대와 재편이 답이다. 산업 규모와 행정수요에 걸맞게 ‘축산국’ 또는 ‘축산동물복지국’을 신설해야 한다. 경기도는 이미 축산동물복지국 아래 축산정책과, 동물방역위생과, 동물복지과, 반려동물과를 두고 축산과 방역, 동물복지, 반려동물 정책을 하나의 국(局) 단위에서 다루고 있다. 축산국은 농가 지원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축산과 AI 산업 육성, 가축분뇨 에너지화, 탄소중립, 반려동물 산업까지 아우르는 미래형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
조직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다. 농업과 축산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면 그에 걸맞은 행정조직을 갖추는 것이 먼저다. 통합의 진정한 성공은 청사와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데 있지 않고, 서로 다른 강점을 하나의 경쟁력으로 만들어내는 데 있다. 백년대계는 조직의 크기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행정의 방향에서 결정된다. 이번 조직개편에 반드시 ‘축산국’ 신설이 담겨야 하는 이유다.
이행도 gn@gwangnam.co.kr
이행도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8.24 (월) 08: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