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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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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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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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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휼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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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흠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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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희 시인 |
이들은 모두 이순에 든 시인들로 최근 4·3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을 비롯해 시적 도전을 계속하는가 하면, 도시농부로서 삶을 살아내고 있는 등 일상을 탄탄하게 살아내며 시적 깊이를 더하고 있다. 김휼 시인 등 이들은 시집이라는 결과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먼저 전남 장성 출신의 목사시인으로 제주4·3문학상 수상자인 김휼(본명 김형미·송정제일교회)씨가 신작시집 ‘받아요, 한 다발의 침묵’(문학들 刊)을 펴냈다.
문학들 시인선 44번째 권으로 나온 이 시집은 전남 담양을 오랫동안 거닐었던 시간들에 대한 시인의 시적 사유를 응축했다. 시집에는 면앙정과 식영정, 송강정 등 유적은 물론 대치 대장간, 강의리 빈집, 고서 포도밭 등 삶의 현장들이 펼쳐진다. 이 삶의 현장들을 시인의 예리한 촉수와 감수성으로 새롭게 직조한 시편들이 마음에 잔상처럼 남아 꿈틀댄다.
시집에서는 담양과 시인의 현직이 포착된다. 이는 시인이 어떤 사유의 틀 아래 침잠하며 사는가를 직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심의 출처를 추적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담양과 목사라고 하는 간극을 읽어내는 것도 전체적으로 시세계를 이해하는 데 나쁠 것은 없다.
‘직진의 힘을 믿고 달렸지만 무엇이 되지 못한 내가/용마루길 인공폭포 아래 서 있습니다//폭포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물의 최대화’(‘폭포의 탄생’)이나 ‘시름이 지나가는 길목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보니/나도 모르는 사이 신이 되었습니다’(‘신과 나무 사이에’) 같은 시 대목은 내적 건강성의 기반 아래 유난히 시인과 정서적으로 한층 더 밀착되는 느낌이다.
이번 시집은 제4부로 구성, 56편의 작품이 실렸다.
김규성 시인은 해설을 통해 “사물에 대한 김휼의 시선은 그의 필명처럼 사물을 향한 측은지심과 긍휼, 이타적 배려가 바탕을 이룬다. 우울한 일상의 저변에서 소중하고 진정한 가치를 도출해내 그 프리즘을 키우고 빛나게 닦아 따스하고 섬세한 고차원의 작품을 빚는다. 김휼은 이번 시집에서 담양을 배경이자 주제로 한 시편들을 한데 모아, 지역적 특성을 보편적 명제로 끌어올리는 성취를 이룬다”고 평했다.
또 농촌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에 돌입한 전남 영암 출신 한영희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별이 빛나는 느티나무’를 푸른사상 시선 230번째 권으로 출간했다. 보도블럭 틈새에서 허리를 세우는 민들레, 산불이 휩쓸고 간 잿더미 속에서 연둣빛 순을 밀어올리는 나무 등 자연 존재들의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자연을 단순히 관찰하거나 감정을 투영하는 대상으로 삼지 않고, 인간의 생존 의지를 확인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지평을 모색한다.
특히 식물적 사유를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고통을 재구성, 독보적인 시 세계를 구축한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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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은 이름 없는 풀과 꽃들이 자신의 색을 뚫고 나오는 시간의 층위를 포착해 이를 불안한 인간 의식의 절규와 결합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강가에서 들리는 식물의 숨소리를 통해 자신의 생존 의지를 확인하며, 식물의 물리적 성장이 곧 인간 정신의 지평을 확장하는 것임을 시로 증명하고 있다.
시 ‘레몬’에서는 이런 시적 사유들이 모두 투영돼 있다. 시인은 ‘내가 외롭고 슬퍼요 벽에 걸린 거울을 보고 혼잣말을 중얼거려요//…중략…//이명증이 올라오는 불안한 모퉁이 사랑방을 잽싸게 빠져 나왔다 그날 밤 우주의 별들이 자리를 바꾸는 꿈을 꾸었다’고 노래한다.
김병호 교수(협성대)는 해설을 통해 “그가 보여주는 시적 통찰은 모든 비인간 물질에 내재한 활기와 행위 주체성에 주목하는 시적 자세와 깊이 맞닿아 있다. 식물과 자연을 수동적인 도구로 여기지 않고 인간과 더불어 세계를 구성하는 능동적인 활력가로서 존중하며, 식물의 미세한 움직임 속에서 생동하는 물질의 힘을 포착해 내는 시적 태도가 한영희 시의 개성을 담보하는 주요한 요소”라고 평했다. 이번 시집은 제4부로 구성, 50편의 작품이 실렸다.
여기다 시와 사진을 넘나들며 광주의 도시농부 시인으로 활동을 펼쳐왔던 김황흠 시인이 산문집이자 농사 일기 ‘풀씨는 힘이 세다’를 펴낸 이후 3년 만에 네번째 시집 ‘어둠이 늘 나를 마중나와 주었다’를 걷는사람 시인선 159번째 권으로 펴냈다.
시인은 순수한 서정의 소유자로 그의 시에서 맑은 심성이 읽힌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는 시적 기교보다는 투박한 감정이 지나는 대로 순응하며 시적 메타포를 이룬다. 여전히 그의 시의 밭에는 농사가 펼쳐져 있다. 시편들에 도시농부로서의 삶이 곳곳에 투영돼 있다. 그에게 ‘묵묵히 길을 이어’(‘삼발이’)가는 일이란 정신적 본업 시 짓기이자 생태적 본업 농사 짓기 등 두 개의 삶이 공존한다. 세상으로 난 길들은 많지만 시인에게 가장 소중한 길은 ‘땅속 물길’(‘바랭이’)이다. 물길을 찾는 것은 농부의 숙명이다. 시인은 숙명에 순응하며 일상을 조응한다.
이번 시집은 ‘혼자 버스 노선표를 보고 있다’, ‘함께 고개를 숙인 오후’, ‘가을이 흩어진다’, ‘누군가 다녀간 듯’ 등 제4부로 구성, 분주한 일상 속 틈틈이 창작해온 시 57편이 실렸다.
앞서 언급한 ‘받아요, 한 다발의 침묵’의 김휼 시인이 표사를 맡았다. 김휼 시인은 표사에서 “지심(地心)을 탄주하는 풀빛 애가, 꾸밈없는 그의 노래는 너무 맑아서 아프다. 김 시인은 흙이 쉬는 숨을 알고 있는 시인이자, 강가에 자라는 풀들의 이름을 다정히 부르며 풀들과 벗하는 시인이다. 또 풀을 뽑다. 뽑힌 가랑 파 한 포기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논둑길에 올라오는 풀에서 떠난 아버지를 보는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에서는 풀 냄새가 난다. 흙냄새, 강물 냄새가 난다”고 전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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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월) 1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