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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에 호우특보와 함께 최대 311㎜ 이상(17일 오후 5시 기준)의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이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92㎜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통제되고 차량이나 주택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광주지역 도로 곳곳은 물바다가 됐다. 일부 구간은 진흙 등과 뒤섞여 차선을 알아보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몰아치는 비에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차량 와이퍼는 쉴 틈 없이 움직였고, 일부 차량은 바퀴가 잠기며 거북이 주행을 이어갔다.
일부 지역에서는 빗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면서 도로 한복판에 차량이 고립되는 상황도 빚어졌다. 차량이 물에 잠기면서 비상등을 켠 채 정차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인도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보행자들은 쉬지 않고 내리는 장대비에 옷이 흠뻑 젖은 모습이었다. 핸드백이 젖을까 안고 있거나 장화, 샌들, 슬리퍼를 신고 우의로 중무장한 시민들도 있었다.
버스정류장 등에서는 비에 젖은 옷을 터는 시민들과 까치발로 물웅덩이를 피해 종종걸음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얼마 전에는 폭염으로 힘들었는데 갑자기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지니 당황스럽다”면서 “19일까지 많은 비가 예보됐다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고 전했다.
폭우는 삶의 현장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1시간 만에 80㎜의 물폭탄이 떨어진 광주 남구 백운동 주택가와 상가 등은 순식간에 물에 잠기며 그야말로 지옥으로 변했다.
성인 남성 허벅지 높이까지 물이 들어차 올랐고, 일부 주차된 차량은 본네트까지 물에 잠겼다.
주민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온 물을 양동이와 빗자루 등으로 퍼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물을 퍼내던 일부 주민은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하늘을 쳐다보며 원망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동구에서는 주차 차량이 배수구를 막아 빗물이 동구청 주차장과 서석초등학교 주변까지 넘치는 상황도 빚어졌다.
서구 양동시장도 세차게 내리는 비에 적막감과 함께 긴장감이 맴돌았다.
우비를 입은 상인들은 퍼붓는 비를 뚫고 진열된 물건을 상가 내부로 옮기기에 분주했고, 일부 상인은 상가 내부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한 모래주머니를 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양동시장 인근 주민들은 시시각각 높아지는 광주천 수위를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다.
지난 2020년 8월 집중호우로 광주천이 범람 위기에 처하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상인 정모씨는 “지자체에서 배수 점검 등 조치를 취했지만 장마나 비가 많이 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늘 불안하다. 올해는 무사히 지나가나 싶었는데 갑작스런 폭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오전 10시10분 근무 단계를 비상 2단계로 격상해 호우 피해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