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봄은 오는가…아트로 과학과 민주주의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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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진정한 봄은 오는가…아트로 과학과 민주주의 탐색

·국립亞문화전당, 10주년 기념 국제 협력전 ‘봄의 선언’
4일부터 복합전시1관 등서…홍콩 M+·독일 ZKM 협업
·‘ACT 페스티벌’ 5일부터 9개국 11팀 총 13개 작품 선봬
오디오 비주얼콘서트 ‘SSNN’·‘이토 메이큐’ 국내외 첫선

개막에 앞서 3일 오전 특별 전시와 함께 기술 및 예술의 융합축제 ACT 페스티벌 프레스 투어가 실시됐다. 사진은 기획자와 출품작가 등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ACT 페스티벌’ 전시에서 선보이는 다이토 마나베 작 ‘브레인 프로세싱 유닛’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 위치한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아시아 민주·평화 정신을 바탕으로 기획한 특별 전시가 마련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특별전시가 그것으로, 4일부터 내년 2월까지 복합전시1관 및 미디어큐브 일원에서 ‘봄의 선언’이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개막에 앞서 3일 오전 특별 전시와 함께 기술 및 예술의 융합축제 ACT 페스티벌 프레스 투어가 실시됐다. 이 투어에는 M+ 실케 슈미클 샤넬 시니어 큐레이터, ZKM 엘리스터 허드슨 관장, 클라라 룽게 큐레이터, 앤 덕희 조던, 박경근, 이끼바위쿠르르, 페르난도 팔마 로드리게즈 작가 등이 참가해 각자 작품들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전시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젊은 작가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을 대표한 작가까지 국내외 16명의 작가가 총 27점의 작품을 출품한다.

‘봄의 선언’은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 위치한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아시아 민주·평화 정신을 바탕으로 기획한 특별 전시이며, 지난 1월부터 ACC가 세계적인 문화예술기관인 홍콩 M+, 독일 ZKM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와 협력해 준비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전시는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와 ‘봄의 징표들’ 등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먼저 첫 번째 섹션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에서는 기후 위기와 불평등,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탁이 남긴 흔적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지구와 사회의 면면들을 성찰하고, 두 번째 섹션 ‘봄의 징표들’에서는 이끼바위쿠르르 작가의 ‘마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비인간 존재들이 어우러지는 장을 제시하며, 인간을 넘어 공존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봄의 선언’전 설명 모습
전시 투어 앞서 이뤄진 ‘봄의 선언’전 설명 모습
‘봄의 선언’전 설명 모습
특히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ACC, M+, ZKM의 공동 지원 아래 이번 전시를 위해 16점의 신작을 특별 제작, 주목된다. 이와 함께 M+와 ZKM 각 기관이 보유한 주요 소장품도 함께 선보여 세계적 기관의 수준 높은 컬렉션과 새롭게 탄생한 작품들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봄의 선언’전은 광주의 맥락도 중요하게 다룬다. 1995Hz는 무등산의 역사와 생태를 바탕으로 남도의 전통음악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새로운 퍼포먼스를 제작했으며, 박경근 작가는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금남로를 배경으로 광주의 과거와 오늘, 미래를 연결한다. 이어 김순기 작가는 무등산과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시를 읊는 퍼포먼스를 펼쳐 광주와 세계를 잇는 연대를 구축한다.

ZKM 예술미디어센터 카를스루에와 그린피스 환경신탁 후원으로 제작된 테리토리얼 에이전시의 ‘석유 박물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커미션으로 ZKM 예술미디어센터 카를스루의 협력으로 제작된 앤 덕희 조던의 ‘깊은 곳으로’ 등 눈길끄는 작품들이 많아 작은비엔날레를 보는 듯하다.

이외에 개막 퍼포먼스(1995hz, 9월), CATPC의 영상 상영(10월), 이끼바위쿠르르의 전통예술 워크숍(11월), 최찬숙의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12월), 서동진과 호 루이 안의 대담(1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아시아 대표 아트-테크놀러지 축제 ‘ACT 페스티벌’(Arts&Creative Technology)이 5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뉴로버스:깨어있는 우주를 항해하며’를 주제로 열릴 이번 페스티벌은 9개국 11팀의 총 13개 작품을 선보인다. 주제로 차용한 ‘뉴로버스’는 신경망과 우주를 결합한 개념으로 인간과 기계, 세계가 살아있는 연결망처럼 상호작용하는 동시대적 감각을 의미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인공지능(A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확장현실(XR), 몰입형 사운드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예술과 과학, 인간과 사회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단순한 기술숭배를 넘어 예술이 그 안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깃들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복합전시5관과 입체음향제작실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는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이머시브(몰입형 작품) 그랑프리를 수상한 감독 보리스 라베의 ‘이토 메이큐’를 한국 최초로 만나볼 수 있다.

이어 대만의 아티스트 그룹 2ENTER는 광주의 역사와 지리, 일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CC 신작 ‘데이터-버스 , 광주’를 공개하며, 대만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팅-통 창과 영국 기반 그룹 블라스트 시어리는 협업작 ‘증명이 필요한 듯이’를 선보인다. ‘증명이 필요한 듯이’는 바다게 그려진 가정집 도면 위를 걸어다니며, 방마다 펼쳐지는 영상을 탐험한다.

특히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세계적 사운드 미디어 아티스트 다이토 마나베가 10년 만에 문화전당을 다시 방문, 페스티벌 첫날인 5일 예술극장 극장1에서 오디오 비주얼콘서트 ‘SSNN’(Sound Synthesis Neurl Network)을 세계 최초로 펼칠 예정이다. 같은 날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으로 주목받은 오민은 페스티벌에서 생애 최초의 대규모 극장 무대 ‘동시, 렉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작품 ‘센’과 함께 작가와의 대담 프로그램도 6일 마련된다.

김상욱 전당장은 ‘봄의 선언전’에 대해 “국제적 협력을 통해 예술이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에 대응하는 목소리를 담아낸 기념비적 전시”라고 밝혔으며, 이번 페스티벌에 대해서는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최전선에서 관객에게 새로운 감각적, 철학적 항해를 제안한다. 기술과 감각, 존재와 윤리에 관한 다층적 담론이 교차하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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