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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충장로5가에 위치한 광주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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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충장로5가에 위치한 광주극장. |
일제강점기 조선인에 의해 설립·운영된 호남 최초 극장인 ‘광주극장’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이날 광주극장은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열린 광주시 문화유산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광주극장은 1935년 10월1일 개관해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영화를 상영 중인 대한민국 최장수 단관극장이다.
개관 당시 광주극장은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2층 건물로, 최대 12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었다. 이는 일본인이 소유한 제국관(674석)의 두 배 규모였다.
1940년 이전까지 영화와 연극을 할 수 있는 곳은 광주극장을 비롯해 서울 단성사, 함흥 동명극장·명보극장, 진남포 항좌극장, 목포극장 등이었다.
1968년 1월18일 전소 이후 재건축이 이뤄졌고, 같은 해 9월13일 광주극장의 공연장(1층 736석·2층 528석)이 준공됐다.
1968년 설치된 상영관의 구조와 배우 대기실, 조명 장비 설치 공간 등은 공연과 영화 상영이 공존하는 다목적 극장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또 1950~1960년대 건축에서 활용된 콘크리트 처마를 활용한 현관 캐노피(차양) 구조, 좌우대칭, 환기를 위한 까치지붕 등을 갖췄다.
현재 대다수 영화관이 멀티플랙스로 변화한 것과 달리, 광주극장은 단관극장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며 지역 시민사회의 다양한 집회와 토론, 예술 활동의 중심지로 활용돼 건축사·문화사적의 가치가 높다.
그 결과 광주극장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자주 선정되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3막 9~10화에서 주인공 금명이가 매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깐느극장이 바로 광주극장이다.
여기에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살인자의 기억법’, ‘극비수사’, ‘피끓는 청춘’ 등 촬영도 이뤄졌다.
이처럼 광주극장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 등을 고려하면 보존·관리할 필요성이 있고, 추후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동구는 판단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시설 보존·관리(냉난방기·의자 교체 등)를 위한 국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동구는 지난 6월 고향사랑기부제 기금사업인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를 통해 모인 기부금 2억2000만원을 투입, 기존 2K 영사기와 스크린을 최신식 4K로 교체했다.
문화유산위원회는 서류심사, 현장조사 등을 거쳐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국가유산청에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광주극장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부터 영화, 판소리 등 각종 무대예술, 강연이 펼쳐진 문화용광로였다”면서 “광주의 영화·공연예술·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함께한 교육공간이자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동구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은 총 6개로 전남도청 구 본관, 서석초 본관·별관·체육관, 조선대 본관, 조선대 부속중 구 교사, 조선대 의학대학 본관, 전남대 의과대학 구 본관 등이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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