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 피의자, 계획범죄 가능성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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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고생 살해’ 피의자, 계획범죄 가능성 무게

스토킹 전력·사전 정황 주목…14일 검찰 송치·신상 공개

지난 7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장모씨(24)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여고생을 살해하고 또 다른 학생에게 중상을 입힌 장모씨(24)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경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 우발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3일 장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공기계 1대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과거 흉악범죄 사례나 모방 범죄 관련 자료를 검색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 5일 오전 0시11분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 인근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고교생 A양(17)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 다른 고교생 B군(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특정 범죄를 따라 한 모방범죄보다는 피의자의 독자적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포렌식 과정에서 범행 전후 이동 경로와 휴대전화 사용 흔적 등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자료 일부가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스토킹 전력도 계획범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장씨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광산구 첨단지구 일대에서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으로부터 스토킹 신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장씨는 타지역 이주를 준비 중이던 피해 여성에게 “광주를 떠나지 말라”며 실랑이를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이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장도 제출했다. 경찰은 장씨가 성범죄 고소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와 함께, 신고 이후에도 피해 여성 주거지 주변을 다시 배회한 점 등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장씨가 당시 흉기 등을 소지했는지, 실제 범행을 준비했는지 등을 확인하며 살인예비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피해 여성이 이후 광주를 떠나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범행 대상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씨가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게 재미없었고 자살을 고민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만으로 우발 범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최근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 상당수가 실제로는 흉기 준비, 동선 탐색, 배회 등 사전 행동을 거친 계획범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최근 이상동기 범죄 82건을 분석한 결과, 68.4%에서 범행 준비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병곤 남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상동기 범죄라고 해서 모두 충동적이라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흉기 준비 여부와 특정 지역 배회, 사전 갈등 관계 등은 계획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분노와 집착, 사회적 고립이 결합된 상태에서 특정 사건이나 개인적 위기가 촉발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부경찰서 광역유치장에 수감 중인 장씨는 14일 검찰에 구속 송치된다. 광산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광산경찰서 2층 어룡홀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백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경찰청은 장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 신상정보를 14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이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광주 지역 첫 신상 공개 사례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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