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과 보건이 우리 삶의 뉴 노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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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기고] 안전과 보건이 우리 삶의 뉴 노멀이 되기를

강동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 사무국장

강동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 사무국장
요즘 도심의 강변 수변길을 달리다 보면 가슴 깊은 곳에서 잔잔한 감사의 마음이 차오른다. 시야를 조금만 넓혀 교외로 나가보면, 멋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자전거는 이제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표현하는 하나의 멋진 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라이더들의 머리에 예외 없이 얹혀 있는 단단한 헬멧이다. 그 누구도 보호구를 착용한 모습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런 장비 없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더 어색해 보이는 시대다. 처음 누군가가 보호구를 착용했을 때는 어색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자연스러움과 멋스러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풍경이 일상이 되기까지는 1995년 제정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의 역할이 컸다. 법이 규정한 자전거타기 교육이 학교와 지자체의 의무가 되면서, 안전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 생활 속 저변에 스며들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것이다.

문화가 삶을 바꾸는 기적은 우리 모두가 이미 목격한 바 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가 덮쳤을 때, 우리를 지켜준 것은 비누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확실한 행동이었다. 건국 이래 보건에 대한 인식이 이토록 높았던 적은 없었다. 위기는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표준인 뉴 노멀을 선물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안전과 보건을 나란히 강조하는 이유 역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 보호를 시대의 절대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IT 강국이자, GDP 세계 10위권의 당당한 선진국이다. 그러나 이 화려한 번영의 이면에는 산업재해와 중대재해 사망 발생 1위국이라는 부끄러운 얼룩이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다.

말을 타고 달리는 몸의 속도를 영혼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떠오른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보건이 뉴 노멀이 되어야 한다. 생산과 효율이 제일이 아니라 안전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안전과 보건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안전 분야에 20여년간 종사해 온 필자는 주택관리사가 된 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내에 안전보건문화센터가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안전보건이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리기까지 얼마나 오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협회가 안전보건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공들여온 지난 10년의 세월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제 막 귀한 떡잎이 트고 푸른 순이 올라오고 있다.

많은 시간과 경험이 축적돼야 비로소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양질전화의 법칙이나 1만시간의 법칙처럼, 공동주택이라는 삶의 터전에서 안전이 완전한 문화로 뿌리내리려면 여기서 발걸음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안전보건 정책을 시행하려 할 때마다 여태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이제 와서 헛돈을 쓰느냐며 예산 낭비로 치부하는 냉소적인 반응이 먼저 날아들곤 한다. 그런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에게 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고는 언제나 설마라는 틈을 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현재 공동주택관리는 직업분류상 건물 등의 종합관리업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주택관리사가 관리하는 것은 차가운 건물과 부속 설비라는 하드웨어만이 아니다. 그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과 안녕이라는 가장 고귀한 가치를 관리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안전보건기술지원 사업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는 등의 세제 규제는 온당치 못하며, 산업 분류 역시 인간 중심의 가치를 반영해 재고돼야 마땅하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수변길 위의 단단한 헬멧이 당연해진 것처럼, 우리 이웃들이 살아가는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안전과 보건이 공기처럼 당연한 뉴 노멀이 되기를 소망한다. 싹을 틔운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안전보건문화가 멈춤 없이 자라나, 우리 사회 전체를 안전하고 따뜻하게 감싸 안는 거목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강동희 gn@gwangnam.co.kr         강동희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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