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행위’ 논란, 광주시의원들 윤리심판원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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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행위’ 논란, 광주시의원들 윤리심판원 회부

민주당, 진상조사 거쳐 신수정 의장 등 의원 10명 대상
예결위원장 선출 ‘밀실 쪽지 투표’…무소속·국힘 선출
일당 독점에 제 잇속만 챙겨…"강력한 징계·대책 필요"

광주시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무소속 의원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위원장으로 선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시의원들이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의원들은 예결위 구성에 앞서 무소속 및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하는가 하면 예결위원장 선임 과정에서는 ‘밀실 쪽지 투표’ 등의 논란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이날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 신수정 의장을 비롯해 강수훈·김나윤·박미정·서임석·안평환·이귀순·정다은·정무창·채은지 의원 등 10명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열린 예결위에서 위원장에 무소속 심창욱 의원, 부위원장에 국민의힘 김용임 의원을 선출했다.

하지만 이는 광주시의회 개원 30년 만에 처음 있는 사례로, 재적 의원 23명 중 21명이 민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비민주당 인사가 핵심 자리를 차지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이들은 애초에 ‘소수 정당에 대한 배려’라는 명분으로 합의 추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후 민주당 광주시당의 진상 조사에서 ‘합의 추대’가 아닌 ‘경선’(쪽지 투표)으로 민주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 의원이 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에서는 박미정 의원이 위원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표결 끝에 무소속 의원이 더 많은 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자당의 의원보다는 무소속 의원에게 표를 더 몰아준 것이다.

이후 광주시당은 해당(害黨) 행위 여부를 조사한데 이어 이날 정식으로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애초 민주당 시의원들은 후반기 의회 3년차 예결위원장에 민주당 소속의 홍기월 의원, 4년 차에는 같은 당 서임석 의원을 내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3년 차에 예결위원을 사보임해야 하지만 그대로 맡았고, 이후 4년 차에 또 다시 예결위원을 하려고 했지만 상임위 내부 갈등으로 다른 의원이 추천됐다. 서 의원은 4년 차 예결위원장으로 내정된 만큼 예결위원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행자위원회 의원들은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또 서 의원은 시의회 의장 몫으로도 예결위원에 추천될 수도 있었으나, 신수정 의장은 같은 당 소속의 서 의원 대신 무소속인 심창욱 의원을 추천했다.

신 의장은 ‘소수 정당을 배려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의회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북구청장 출마를 염두해 두고 같은 북구지역인 무소속 의원을 추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과욕’에 따라 다수당인 민주당이 예결위원장을 넘겨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당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부위원장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조국혁신당 등으로부터 ‘촛불 민심에 반하는 오판’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결국 시민 편에서 민생 회복을 위해 현장에서 뛰어야 할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잇속만을 위해 ‘감정 다툼’과 ‘계파 갈등’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민주당 광주시의원들은 최근 지역에 기상 관측 이래 최대 물난리로 극심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예결위원 자리를 놓고 ‘밥그릇 싸움’만 했다”며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할 판에, 윤석열의 내란 옹호 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을 지원하는 조례를 추진하는가 하면 내란당인 국민의힘 의원을 부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다들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광주시의회가 민주당 일색으로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자당도 저버리고 자신의 이익만을 쫒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의회의 쪽지 투표와 은폐 등 밀실정치에 대해 철저한 조사로 진상을 밝히고,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징계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의회 재적 의원은 모두 23명으로, 21명이 민주당 소속이고, 나머지 2명 중 1명은 국민의힘, 1명은 무소속이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장승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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