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희망리포트] 청년들이 심은 희망, 전남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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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 희망리포트] 청년들이 심은 희망, 전남을 살린다

[지방시대, 희망리포트] <2> 전남 청년마을
도, 인구감소·지역소멸 해법…‘청년 정착형’ 정책 추진
꿈이룸·안터·전체차랩 등 자생력 갖춘 마을 집중 육성
로컬푸드·수제맥주 등 상권 활성화 비즈니스 모델 구축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신안 주섬주섬 청년마을 책방 모습.
고흥군 도화면의 한 작은 마을. 이곳은 지난 2022년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청년마을 공모사업지인 ‘꿈이룸마을’이다. 청년들이 빈집을 리모델링해 공동 작업장과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지역 예술인과 협업해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공동체 활동을 운영하며 지역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외부 청년 10여 명이 정착해 농촌 재생과 문화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전남도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청년마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전남도가 주도하는 ‘도 주도형 청년마을’, 다른 하나는 행정안전부의 공모를 통해 선정되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도 주도형 청년마을은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해 자립적인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2022년 5곳을 시작으로 2023년 10곳, 2024년 2곳을 추가 선정해 올해 현재까지 모두 17곳에 조성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영광군 묘량면의 ‘안터마을’과 순천 ‘브룽브룽마을’ 등이 꼽힌다.

전남도는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2022년부터 ‘전남형 청년마을 조성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 사진은 지난해 영광 전남형 청년마을 ‘유별난 안터마을’을 방문한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현황 청취 및 청년들을 격려하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안터마을’의 경우 대표를 포함한 청년들이 공동체 농장을 운영하고, 로컬푸드 기반의 특산물 가공 및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 마을의 자생력을 키웠다. ‘안터마을’에 정착한 청년들은 전남도와 영광군의 지원이 종료된 후 자립 2년 차에도 변함없이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청년이 살기 좋은 마을, 돌아오는 전남’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맥주로 ‘호프’(희망)에 ‘시동(브룽브룽)’이 걸리는 마을을 뜻하는 ‘브룽브룽마을’은 수제맥주를 매개로 맥주제조 교육과 지역살이 체험, 맥주축제 등을 통해 청년을 유입하고, 지역상권을 활성화 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공모형 청년마을은 중앙정부의 예산과 지방정부의 협업을 통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청년활동이 가능한 사업이다.

전남에서는 △2018년 목포 괜찮아 마을 △2021년 신안 주섬주섬마을 △2022년 강진 병영창작상단 △2023년 고흥 신촌꿈이룸마을 △2024년 영암 달빛포레스트에 이어 올해 보성 전체차랩 마을까지 6곳이 선정됐다.

선정된 마을에는 3년 동안 최대 6억 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첫 해에는 2억 원이 지원되며, 사업 성과에 따라 이후 2년 동안 해마다 2억 원씩 추가 지원된다. 청년들은 마을재생, 문화예술, 전통산업 연계, 생태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활력을 이끌고 있다.

올해 첫 선정된 보성 전체차랩 마을은 지역 특산물인 녹차를 주제로 한 식품 개발과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유휴 공간을 활용한 창업·문화 활동 등을 통해 청년과 함께하는 차산업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이들 청년마을은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통해 주민과 청년이 공존하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귀촌 청년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자립 기반 마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전남도는 2022년부터 사업비 51억원을 투입해 ‘전남형 청년마을’ 17곳을 조성하는 등 청년 정착을 위한 정책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일자리, 주거, 복지, 문화 등 5대 분야에 걸쳐 80여 개의 세부사업에 약 3900억원 규모의 청년정책을 꾸준하게 추진 중에 있다.

전남 청년순이동률(19세~39세)은 2022년 -1.9%(순이동 -7182명), 2023년 -1.6%(순이동 -5911명), 2024년 -1.9%(순이동 -6611명)로 수도권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도 청년마을 조성과 같은 지역 정착형 정책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남형 청년마을은 단순한 유입 정책을 넘어 청년이 지역과 상생하며 지역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 기반의 지속가능한 모델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은 “청년마을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청년이 지역의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사회정책연구실장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절실함에서 다양한 인구 관련 정책이 나오고 있다”며 “인구 유입 효과가 확인된 정책 외에도 외국인 근로자 지원제도, 생활인구·관계인구 유입책, 청년마을 집중 육성, 난임부부 지원 등 생애주기별 맞춤 정책이 더 많이 발굴·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남도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청년마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전남도가 주도하는 청년마을에 선정된 ‘강진군 돌멩이마을’의 스테이돌담 빌리지 1기 입단식 모습.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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