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남도…사람도 가축도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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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펄펄 끓는 남도…사람도 가축도 쓰러진다

광주·전남 온열질환 231명…폭염·열대야 ‘최악 7월’
시·도, 예방·피해 최소화 총력…이색 피서지 발걸음

광주시는 2억원의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해 맞춤형 생존·건강 유지 물품을 지원한다.
펄펄 끓는 남도…사람도 가축도 쓰러진다

광주·전남 온열질환 231명…폭염·열대야 ‘최악 7월’

시·도, 예방·피해 최소화 총력…이색 피서지 발걸음



광주·전남지역에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인명·가축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10시부터 광주와 전남 22개 시·군(거문도·초도 제외) 전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폭염은 온열질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지만 미리 대비하고 적절히 대응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에 각 지자체도 취약계층, 보건·건강, 농축수산 등 분야별 대응에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등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7월 폭염일수·열대야 갱신…8월 평년기온 웃돌아

올 여름 광주·전남 평균 폭염일수는 14.7일로 역대 4위다. 폭염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을 기록한 날로, 기상청은 광주와 전남 목포·여수·완도·장흥·해남·고흥 등 7개 지점의 관측 값을 평균 산출해 집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광주 22일, 완도 21일, 장흥·고흥 18일, 해남 13일, 목포 8일, 여수 2일 등이다.

올 여름 고흥이 낮 최고기온 37.1도(7월 28일)로 가장 뜨거웠다. 이후 광주·완도(36.7도), 곡성·구례(36.6도) 등 한낮 기온이 37도를 육박했다.

특히 30일 기준 올해 7월 폭염일수는 14일을 기록, ‘21세기 최악의 7월 더위’라고 불렸던 2018년 7월 기록(12.1일)을 상회하고 있다.

밤 사이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올해 열대야는 평균 11.7일을 기록, 최근 10년간 평균일수(7.3일)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 9일에는 광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36.7도까지 오르면서 86년 만에 광주 7월 상순의 역대 기온을 갈아치웠다.

더욱이 올해는 아직 8월, 9월이 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혹은 2018년 기록을 깰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무더위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중첩된 이른바 ‘이중 열돔 현상’이 원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두 개의 고기압이 상층과 하층에서 한반도를 동시에 덮으면서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고 있어 낮에는 가마솥더위가, 밤에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오는 8월8일부터 영향권에 접어드는 제8호 태풍 ‘꼬마이’(CO-MAY)의 효과도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태풍이 상륙하면 수증기와 에너지(열기)를 내뿜는다. 이 경우 한반도에 폭우를 퍼부을 수 있지만 한반도 상공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두 고기압’이 강한 탓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은 최근 발표한 1개월 전망에서 8월 내내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에 이글거리는 도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30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도로가 햇볕에 달궈지며 아지랭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온열질환 속출…가축 폐사 피해 눈덩이

폭염은 일사병이나 열사병, 탈진, 실신 등 온열 질환의 노출 위험도를 높인다. 온열 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한다.

주 증상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이 있다.

지난 5월15일부터 7월29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열 탈진·열사병·열 경련)는 광주 46명, 전남 185명 등 총 231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역대급 더위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4명보다 86.2%(107명)나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전년(18명)보다 155%(28명) 늘었고, 전남은 같은 기간(106명) 대비 75%(79명) 증가했다.

가축 폐사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남 20개 시·군 농가 314곳에서는 폭염으로 가축 18만1026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피해액만 25억4700만원으로 추산된다.

피해 가축을 종류를 보면 닭이 16만3673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리 9000마리, 돼지 8353마리 순이었다.

이에 광주시는 노숙인, 쪽방 주민, 취약 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의 건강 보호를 위해 9월 말까지 폭염 대응 대책을 추진한다.

2억원의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해 맞춤형 생존·건강 유지 물품을 지원한다.

도심 열섬현상 완화를 위한 ‘살수차’를 당초 계획 대비 2배 확대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요 간선도로 20개 구간 노선 226㎞를 대상으로, 하루 평균 약 20대의 살수차량을 투입하고 있다.

전남도는 어르신, 장애인, 기초수급자 등 폭염 취약계층별 현장 밀착형 지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농작물 가뭄(폭염)대책 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식량원예과장을 총괄로 한 4개 반 14명 규모의 가뭄대책반을 구성해 작물별 맞춤형 대응에 나섰다.



△충분한 수분 섭취 필수…햇빛 노출 최소화도

폭염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뉴스나 긴급재난문자 등을 통해 수시로 폭염 관련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야외활동 자제하고, 실외작업장에서 일한다면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오후 2~5시에는 되도록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장시간 야외근무 시에는 아이스팩이 부착된 조끼를 입는 것도 방법이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요구된다. 작업 중에는 15~20분 간격으로 시원한 물이나 염분을 섭취해야 한다. 물과 이온음료 등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고 커피와 탄산음료, 술 등 탈수를 유발할 수 있는 음료는 피해야 한다.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10~15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괜찮다.

적절한 복장 착용도 필수다. 밝은색이나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모자, 팔토시, 양산 등으로 햇빛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장기 보관 또는 날 음식은 삼가해야 하며 조리기구나 손발 등의 청결에 유의해야 한다.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등 열사병 초기 증세가 보일 때는 즉시 그늘진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119나 1339(응급의료정보센터)로 연락하고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체온을 내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이색 피서지 눈길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피톤치드가 풍부한 광주·전남이 이색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주에는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북구 주암로 ‘광주시민의숲야영장’, 광산구 탑동길 ‘국민여가친환경오토캠핑장’, 우치공원 ‘패밀리랜드카라반캠핑장’ 등이 마련돼 있다. 카라반에서 자연을 가득 누릴 수 있으며, 시설도 최신식이다.

‘광주호 호수생태원’과 광주시 제1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휴심정’, ‘무등산국립공원 동적골’에서는 여름꽃과 녹음을 만끽할 수 있다.

남구 압촌동 ‘압촌제’, 북구 하서로 ‘양산호수공원’, 서구 매월동 ‘전평제 근린공원’, 광산구 수완동 ‘수완지구 하완마을’, 남구 수춘길 ‘수춘마을 연꽃산책로’ 등은 아름다운 연꽃을 즐길 수 있다.

전남 담양 가마골생태공원은 계곡과 폭포,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 등이 매력적이다. 영암 월출산 기찬랜드는 천연 지하 암반수를 활용한 자연 친화적 물놀이장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함평 돌머리해수욕장은 서해안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해남 송호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해수욕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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