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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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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박소빈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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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중 하나인 ‘Heaven in love’ |
21일 전화 인터뷰에 응한 광주 출생 박소빈 작가에 따르면 ‘Silent Whispers:The Eighth Day’(‘사일런트 위스퍼즈:제8요일’)라는 주제로 지난 20일 개막, 오는 11월2일까지 상해 크로싱갤러리(Crossing Art gallery·대표 캐서린)에서 용과 여인을 통해 인간의 내면적 문제를 투영한 작품을 선보이는 초대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 박 작가는 대표작 ‘Heaven in love’와 ‘The New Myth’ 그리고 신작 등 20여점을 출품, 선보인다.
전시가 열리는 크로싱갤러리는 상해와 뉴욕 첼시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내 전시와 협력 활동을 망라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등 인지도 있는 갤러리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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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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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
작가는 신라 시대 고승 의상과 중국 소녀 선묘의 전설을 정서적으로 투영한다. 선묘는 거대한 용으로 변신해 의상을 호위하고 바다를 건너 귀국시켰으며, 그 사랑은 생사와 형태를 초월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직접 묘사하지 않고 곡선과 중첩된 리듬으로 추상화했다.
특히 강한 시간성과 의식을 품고 있는 그는 속도보다는 그림이 시간 속에서 천천히 발효되도록 지켜본다. 매번의 필선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소환이자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출발이라는 설명이다. 그의 화면에서 읽히는 시간은 직선적으로 흐르지 않고 압축되며 접히는 등 회전하는 성향을 보여준다. 선이 처음 태어날 때의 떨림과 오랜 중첩 끝의 고요가 동시에 감지되는 한편, 발걸음을 늦추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선의 맥박에 가닿는다. 가까이에서는 흑연 입자와 청동 분말이 엮어낸 미시적 성운을, 멀리서는 선의 파도와 공간의 맥동을 각각 느낀다고 한다. 이런 감상 행위 자체가 무성의 주문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는 시간의 강 위에 선 필경자(작가이자 문인)이자 개척자로, 거대한 종이 위에 바람과 물의 형상으로 새기고, 용의 곡선과 여성의 윤곽을 동시대의 서사시 속에 기록한다. 연필선의 수많은 드로잉 선으로, 청동 분말을 별가루로 삼아 시간의 바다를 느리고도 단호하게 저어 나간다. 한 획은 한번의 도착이며, 한 겹의 중첩은 한번의 출향이라는 풀이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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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빈 작가는 지난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2024.1.10~3.24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 주제)을 연데 이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전시를 열었다. 또 북경 주중한국문화원 예운갤러리에서 광주시립미술관 때 선보인 작품들로 꾸며진 특별전(2024.6.20~8.31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 주제)을 가졌고, 항저우 상의미술관 개관전은 1월부터 7월까지 연장전시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여수국제미술제’(9.1~30)에 연작 ‘THE DEEP DREAMS. LOVE 1 1~3’ ‘THE DEEP 3’ 등 6점을 출품해 선보이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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