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웠던 명절…고향의 정 안고 다시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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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정겨웠던 명절…고향의 정 안고 다시 일상으로"

7일간 추석 연휴 종료…송정역·광천터미널 ‘북적’
버스·기차표 대부분 매진…아쉬움 가득한 귀경길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9일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고향의 넉넉한 정을 가슴에 담은 귀경객이 가족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정겨웠던 명절도 이제 끝이네요. 오랜만에 어른들에게 잔소리를 들었지만 기분은 좋았어요.”

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를 뒤로 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귀경행렬’로 광주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이 크게 붐볐다.

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역에는 긴 연휴를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귀경객과 가족을 배웅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송정역 앞 도로는 가족을 배웅하기 위한 차량들로 한때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긴 연휴 기간으로 귀경일이 분산됐음에도 이날 대부분 기차표는 모두 매진된 상태였다.

일부 귀경객은 취소표를 구하지 못해 자리를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역사로 향하는 귀경객들의 양손에는 명절 선물과 가족이 챙겨준 음식들로 가득했다.

배웅하러 나온 가족들은 손수 만든 반찬과 마음이 담긴 선물을 건네주며 ‘밥 잘 챙겨 먹어’, ‘도착하면 연락해’ 등 마지막 안부 인사를 나눴다.

역사 내에는 열차시간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승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내 서울행 열차의 탑승을 알리는 안내가 나오자 시민들은 하나둘씩 승차장으로 향했다.

7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고향에 있는 가족을 뒤로하고 열차에 오르는 이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열차가 서서히 역에 진입하자 몇몇 가족들은 섭섭함에 진한 포옹을 나누고, 잡고 있던 손을 다시 한 번 쥐며 놓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귀경객들이 하나둘 열차에 오르기 시작하자 가족들은 ‘조심히 가’라는 말과 함께 연신 손을 흔들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쪽에서는 60대 부부가 열차 창문 사이로 갓 걸음을 뗀 손주와 작별 인사를 나누는 애틋한 모습도 보였다.

일부 가족은 열차가 출발한 뒤에도 자리를 지키며 눈을 떼지 못했다.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딸을 배웅하러 온 50대 최씨 부부는 7일간 이어진 추석 연휴가 짧게 느껴졌는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연휴 기간이 짧게 느껴졌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오랜 시간을 같이 하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쉬움에 남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귀경 인파로 북적였다.

고객 대기실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가득 찼고, 역내 식당에도 손님들이 끊이질 않았다.

서울행 버스 탑승을 알리는 목소리에 귀경객들은 승차홈으로 향했다. 배웅길에 나선 이들은 가족이 버스에 착석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짐칸에 넣은 물건 중 빠진 것이 없는지 재차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80대 노모는 60대 자녀가 여전히 아이처럼 걱정되는지 두 손을 잡은 채 거동이 힘든 몸을 이끌고 배웅에 나섰다.

딸 김모씨는 “지난 설 이후 처음으로 어머니를 찾아뵀다. 몸도 안 좋으신데 굳이 배웅에 나서겠다고 해 실랑이도 있었다”며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고 명절이 아니더라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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