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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정현호 교수, KAIST 전기전자공학부 송영민 교수,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김주환 연구원,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한장환 박사,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김규린 연구원, 김도은 박사. |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4일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정현호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송영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전기 자극과 빛의 방향(편광)에 따라 색상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카이랄(Chiral) 플라즈모닉 전기변색 메타표면’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빛이 회전하는 방향에 따라 다른 색을 내는 ‘원형편광’ 특성을 가진 빛에 반응하는 나선형 금 나노구조에 전압을 걸면 색이 바뀌는 전기변색 고분자(Polyaniline)를 결합해, 기존 기술로는 어려웠던 넓은 색상 범위(눈에 보이는 색 대부분인 287nm)를 1볼트(V) 이하의 저전압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기변색(Electrochromic) 소자는 전압을 걸면 색이 변하는 기술로, 스마트 윈도우나 저전력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된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색 변화 폭이 좁거나 고전압이 필요해, 한 픽셀 안에서 다양한 색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는 보석풍뎅이 등껍질 등 나선 구조의 ‘카이랄성(chirality)’에서 착안해, 빛의 회전 방향(LCP/RCP)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이색성(Dichroism)’을 전기변색과 결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카이랄성(거울상 비대칭성)은 거울에 비추어도 서로 겹치지 않는 구조를 의미한다. 카이랄성을 nm수준(1억분의 1m 수준)에서 구현하면 빛의 편광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을 낼 수 있다.
연구팀은 금 기반의 나선형 나노구조체를 제작하고, 그 위에 전기변색 고분자 물질(PANI)을 균일하게 코팅해 전압 및 편광에 따라 투과색이 달라지는 카이랄 전기변색 메타표면을 구현했다.
이 메타표면은 노광 공정 등 복잡한 미세가공 없이 대면적 기판에서도 손쉽게 제작할 수 있어 산업적 확장성이 높다. 또한, 한 번 전압을 가해 색을 바꾼 뒤에는 전기변색 물질의 메모리 특성으로 인해 전원을 끊어도 약 15분간 색상이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효과를 나타낸다.
제작된 메타표면은 287nm에 달하는 넓은 색 영역으로, 가시광선 영역에서 빨강·초록·파랑(RGB) 등 기본 색을 포함한 모든 색을 구현할 수 있으며, 0.25초 이하의 빠른 색상 전환 속도를 보였다.
또 1000회 이상의 반복 구동 후에도 안정적으로 색상이 변하며, 제작 후 1년이 지난 뒤에도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해 우수한 내구성과 안정성을 입증했다.
특히, 1볼트 이하의 낮은 전압으로 구동되며, 1㎠당 약 1.3mW(1.3mW/cm²) 수준의 초저전력으로 동작해, 가시광 전 영역에서 에너지 효율적인 색상 제어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메타표면을 4개의 픽셀로 구성한 광(光) 논리 메모리 소자로 확장해, 전압과 편광의 조합만으로 162가지 색상 조합을 구현했다.
이는 기존의 2진(binary) 논리를 넘어서는 3진(ternary) 광 논리 체계로, 고밀도 광 데이터 저장과 시각 정보 암호화 등 차세대 광 기반 정보처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GIST 정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빛의 편광성과 전기 자극을 결합한 새로운 색 제어 방식을 도입한 사례로, 전력 소모가 낮고 색상이 선명한 차세대 광소자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향후 저전력·고해상도 야외 디스플레이와 광학 메모리, 보안 디스플레이 소자에 응용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KAIST 송영민 교수는 “편광에 반응하는 전기변색 소자는 AR/VR 디스플레이, 센서, 그리고 포토닉 컴퓨팅 등 다양한 광 기반 기술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정현호 교수와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송영민 교수가 지도하고 GIST 김주환·한장환·김규린·김도은 연구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 미래기술연구실사업 및 국가 연구인재 양성 프로그램 ‘이노코어(InnoCORE)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ACS Nano》에 2025년 10월 1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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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04 (화) 1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