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최초 역사 ‘레지던시’…30년 족적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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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최초 역사 ‘레지던시’…30년 족적 살피다

광주시립미술관 1995년 이후 창작스튜디오 30주년 기념
포럼·오픈스튜디오·리뷰 등 4개 프로 7일∼12월 3일까지
팔각정 스튜디오·북경창작센터·국제레지던시 본격 조망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 전경.
처음 레지던시를 실시한다고 했을 때 모든 미술인들은 지지했고, 서로 레지던시 입주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을 펼쳤다. 레지던시 입주는 당시만 해도 그렇게 활성화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낯설었지만 부재한 작업공간을 해결하는 동시에 자신의 작업에 대해 비상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였다. 광주가 그 레지던시에 관한한 선도적 역할을 한 곳이었다. 중외공원에 자리한 ‘팔각정 스튜디오’가 1995년 국내 최초의 레지던시로 문을 열면서 이 지역의 새로운 미술 트렌드를 창출했다. 50대 전후 작가들은 팔각정 레지던시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지역작가의 해외미술 진출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2009년 말에는 북경창작센터가 국내 최초 해외 레지던시로 개관해 10여년 동안 운영, 광주미술의 내외연 확대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이런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윤익)이 개관 이후 30년간의 시립미술관 국내외 레지던시를 돌아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기 위해 ‘창작스튜디오 운영 30주년 기념포럼 및 관련 행사’를 총 4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눠 오는 7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기로 했다.

프로그램은 ‘2025 국제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7∼8일 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 스튜디오)를 비롯해 ‘2025 국제레지던시 리뷰’(19일 시립미술관 세미나실), ‘2025 청년예술센터 입주예술가 발표전’(14∼23일 남구 사직동 청년예술센터 전시실), ‘레지던시 30주년 기념 포럼’(12월 3일 시립미술관 로비) 등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1992년 지역 공립미술관 가운데 최초로 개관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작가 양성 및 창작지원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으로 △팔각정 창작스튜디오(1995∼2011 중외공원)를 시작으로 △양산동 창작스튜디오(2004∼2013) △북경창작센터(2009∼2020, 코로나 19 봉쇄 조치 관련, 2022∼2023 송좡 현지 광주시 문화예술 홍보관 운영 대체) 등 공간 운영에 있어 타지역 미술기관을 압도했다.

광주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 스튜디오 전경
광주시립미술관이 국내외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레지던시의 30주년을 조망하기 위한 ‘창작스튜디오 운영 30주년 기념포럼 및 관련 행사’를 오는 7일부터 12월 3일까지 갖는다. 사진은 북경창작센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광주작가들.
또 이목을 사로잡는 것은 광주 미술인의 국내외 창작활동 지원 및 국제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중외공원 안에 2017년 개관한 국제레지던시 스튜디오다. 여기다 독일(뮌헨시 문화부), 대만(타이난 샤오룽 컬쳐파크), 일본(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캐나다(몬트리올 아틀리에 서큘레어) 등 해외 협력기관과의 작가·연구자 교류를 통해 글로컬 네트워크에 기반한 문화 생산자 지원 및 연대를 도모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함께 지역 신진예술인 지원 및 육성을 위한 청년예술센터(구, 청년예술인지원센터)를 2016년 개관,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먼저 ‘국제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는 올해 입주·교류작가 3인의 창작과정과 결과를 공유할 수 있으며, 비평가 현장 크리틱과 오픈스튜디오로 구성된다. 비평가 현장 크리틱 및 오픈스튜디오에는 올해 입주작가인 설고은, 정승원, 그리고 뮌헨 교류 입주 작가인 율리아 엠스란더가 참여한다. ‘국제레지던시 리뷰’는 2025년 입주 및 해외 파견작가 총 13명의 경험과 활동사례를 공유, 참여자 간 네트워킹을 확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며, ‘불완전한 완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청년예술센터 입주예술가 발표전’은 올해 청년예술센터 입주작가 6명의 창작성과물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 포럼은 매해 지속 운영한 상기 프로그램 외에 30주년을 기념하는 목적으로 열리며, 시립미술관 레지던시의 성과 및 개선방향을 점검하는 기회이자 ‘정주에서 비거주 & 네트워크’로의 아트 레지던시 유형변화에 따른 동향 연구를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의 발언을 통해 공론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를 거쳐 간 국내외 작가는 340여 명으로, 문화예술생산자 지원 및 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한 광주시립미술관의 30년 간의 역할을 단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사례로 손색이 없다.

윤익 관장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레지던시에 참여한 작가들을 모두 망라해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살피는 한편,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미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레지던시는 국내외 기관의 레지던시 중 처음 운영된 것으로 지역작가의 해외진출은 물론이고 교류 거점을 수행했다. 지금은 입주나 교류, 방문 등 다양한 의미의 레지던시를 실현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저명한 작가 및 비평가와 연을 맺는 계기가 되는 등 지역미술위 내외연 확장을 꾀했다”며 “이제는 많은 예술인들이 광주를 더 많이 찾아왔으면 한다. 거버넌스를 조직해 많은 창작공간의 협업을 구축하는 계기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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