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류도시, 주민의 일상으로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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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교류도시, 주민의 일상으로 들어가다

김진옥 광주 남구청 총무과장

김진옥 광주 남구청 총무과장
도시는 각자 고유한 문화 자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 덕분에 서로 다른 도시들이만나 손을 잡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함께 성장하는 길이 열린다.

자치분권이 강화되는 오늘날 지자체 간 교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단순히 형식적인 협력관계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주민의 삶에 실익이 되는 실질적 관계로 변화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지자체들이 자매·우호도시 협약을 통해 교류도시를 맺고 행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협약 체결 이후에는 연례방문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 속 협약서와 웃음은 남아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자매·우호도시가 무엇인지, 어떤 관계인지 체감하지 못한다.

진정한 도시 간 교류는 행정의 틀을 넘어, 주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연결로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남구는 주민 중심의 실질적 교류를 위해 꾸준히 시도해 왔다.

우리 남구는 지난 2021년부터 구 홈페이지에 자매·우호도시들의 농특산물 홍보관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홍보관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각 도시의 특산품 판매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돼 주민들에게 신뢰도 높은 먹거리 접근성을 제공한다.

해당 지자체는 지역자원 홍보와 판로 확대라는 실질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된 시대 흐름에 부합해 지속 가능한 교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연결은 오프라인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바로 ‘광주 남구 자매·우호도시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다.

지난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장터는 나주시, 장흥군, 순창군, 영광군 등 각 지자체의 신선한 농특산물을 도심 한복판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직거래 장터는 단순 판매 행사를 넘어, 교류도시 간 관계를 체험형 연결방식으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자체는 판매 창구를 확보하고, 주민은 신뢰가능한 생산자를 직접 만나볼 수 있어 도농 상생 교류 협력의 구체적 교류의 장인 셈이다.

또한 남구는 자매·우호도시 관광시설 할인 혜택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남구민은 9개 도시에 위치한 36개 관광시설에서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해당 혜택은 구 홈페이지와 공식 SNS를 통해 안내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정보 노출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자매도시 주민이기에 할인받는다’는 일상 속 경험은 주민들에게 지자체 간 관계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되며 형식적인 교류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 기반이 되고 있다.

도시 간 교류는 단순한 방문이나 상징적인 행사로는 그 의미를 다하기 어렵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나누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고팔며, 일상 속에서 작은 혜택을 누릴 때 비로소 주민은 ‘자매도시가 내 삶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도시 간 협력은 종이위의 약속이 아니라, 주민의 일상 속에서 이어지는 체감형 관계로 진화해야 한다.

물론 모든 지자체가 같은 조건에서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지만 실행 가능한 연결이 더욱 중요하다.

주민이 직접 체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연결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의 교류 협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도시는 제각기 다른 길을 가지만, 같은 문제를 겪고 같은 미래를 고민하는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존재다.

도시가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도록, 우리는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연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협약서보다는 혜택으로, 행사보다 일상으로. 그것이 도시가 친구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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