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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욱 목포농협 용해지점장 |
우리는 흔히 도시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대형 개발 사업이나 관광 활성화, 기업 유치 같은 눈에 보이는 성장 전략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그것들도 중요하다. 도시가 성장하려면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도시를 움직이는 힘, ‘재정’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실이 될 수 없다. 복지 확대도, 지역경제 활성화도, 청년 일자리 정책도 결국 튼튼한 재정 위에서 가능하다. 반대로 재정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시민들의 삶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낡은 도로 보수는 미뤄지고, 복지 서비스는 축소되며, 미래를 위한 투자 역시 멈출 수밖에 없다. 결국 재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민 삶을 지탱하는 안전망이다.
지방자치 시대에 도시 경쟁력은 결국 곳간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경제 상황이 어렵고 중앙정부의 지방교부세마저 줄어드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목포 역시 예외가 아니다. 들어오는 돈은 줄어드는데 나가야 할 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목포가 꼭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생각한다.
첫 번째는 시 금고 운영의 효율성이다.
목포시 금고에는 시민들의 세금 수천억 원이 맡겨져 있다. 이 거대한 자금이 과연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 같은 고금리 시대에는 단 0.1%의 금리 차이만으로도 연간 수억 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000억원만 운용하더라도 0.1% 차이는 3억원이다. 이 돈이면 아이들 통학로를 정비할 수도 있고, 어르신 복지 사업을 확대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지자체들이 관행적으로 기존 금고를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목포시도 전국 시·군의 금고 이자율을 정기적으로 비교하고, 만기 구조를 세분화해 단기·중기·장기 자금을 효율적으로 나눠 운용해야 한다.
단순 보관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벌게 만드는’ 적극적 자금 운영이 필요하다. 시민 혈세가 잠자고 있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공유재산의 효율적 활용이다.
목포 곳곳에는 오랫동안 방치된 시유지와 활용도가 낮은 공공부지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땅들이 시간이 갈수록 가치만 묶인 채 관리 비용만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잡초 제거, 안전 관리, 민원 처리까지 결국 시민 세금으로 해결하고 있다.
쓰이지 않는 땅을 계속 끌어안고 있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행정 목적이 끝난 재산이라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심 한복판 유휴 부지를 매각되거나 민간 활용으로 전환되면 단기적으로는 수십억 원의 매각 수입을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건물 신축에 따른 재산세·취득세 등 지속적인 세수 증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팔아서 끝’이 아니라 ‘팔아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확보한 재원은 도로 보수, 청년 창업 지원, 원도심 활성화, 어르신 복지 확대 같은 시민 체감 사업에 재투자되어야 한다. 죽어 있는 자산을 살아 움직이는 자산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진짜 재정 혁신이다.
세 번째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강력한 징수다.
대부분 시민은 어려운 형편에도 성실히 세금을 낸다. 그런데 일부 고액 체납자들은 충분한 재산이 있음에도 버티거나 숨기며 납부를 회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체납이 아니라 성실한 시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특히 요즘은 재산 은닉 방식이 더 교묘해졌다. 가상자산, 차명계좌, 가족 명의 재산 이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적을 피하고 있어,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단 1000만원 체납자 몇 명만 끝까지 징수해도 수억 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 돈은 결국 시민들에게 다시 돌아간다. 아이들 급식 지원이 되고, 골목길 CCTV 설치가 되고,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이 된다.
세금은 성실한 사람이 손해 보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 다만 생계형 체납자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정말 어려운 시민들에게는 분할 납부와 복지 연계를 통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줘야 한다. 원칙은 강하게, 배려는 따뜻하게. 그 균형이 행정에 대한 신뢰를 만든다.
나는 목포가 아직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도시라고 믿는다. 아름다운 바다와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 그리고 무엇보다 이 도시를 지키며 살아가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성만으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결국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
건전한 재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고, 부모님의 복지이며, 청년들의 일자리이고,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킬 희망이다. 재정이 튼튼해야 도시가 흔들리지 않고 시민들의 삶도 안정될 수 있다.
목포의 미래는 누군가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 행정은 더 철저히 고민해야 하고, 시민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 금고의 이자 한 푼, 방치된 땅 한 평, 체납된 세금 한 건이 결국 목포의 내일을 만든다.
정성욱 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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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1 (화) 17: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