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트래시스에서 개발한 ‘움직이는 스쿨존’. |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융합해 이 같은 도시 문제에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며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지능형 교통 및 스마트 안전 솔루션 전문 소셜벤처인 트래시스㈜다.
2021년 설립된 트래시스는 기술 자체보다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기술’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과 위험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데이터로 분석한 뒤 AI 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이다. 설립 이후 기업부설 연구개발(R&D) 전담부서를 구축하고 ISO 9001 인증, 소셜벤처기업 인증, 벤처기업 확인 등을 확보하며 기술 기반을 다져왔다.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입상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조달청장 표창, 광주시민발명경진대회 대상, 서울형 자치경찰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 광주광역시 재난안전산업 신기술 공모전 수상 등 공공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양국승 대표가 강조하는 것도 기술의 ‘공공성’이다.
![]() |
| 트래시스 로고. |
양 대표는 트래시스의 기술이 연구실 안에 머무르는 것을 경계한다. 창업 전부터 도시 곳곳을 살피며 시민들이 실제로 겪는 불편에 주목했고, 기술의 혜택이 필요한 현장부터 찾아 나섰다는 설명이다.
양 대표는 “도시가 아무리 첨단화되고 화려해져도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버스가 언제 오는지 몰라 불편을 겪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사고 위험을 걱정해야 한다면 완벽한 도시라고 볼 수 없다”며 “기술의 근본적인 목적은 결국 사람의 삶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시스가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시민들의 발이 되는 대중교통이다. 기존 버스정보시스템(BIS)은 GPS와 정류장 통과 정보 등을 기반으로 버스 위치와 도착 예정시간을 제공하지만 교통정체나 기상 상황, 운전자의 운행 습관 등에 따라 실제 도착시간과 안내정보 사이에 오차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도심의 빌딩 숲이나 터널처럼 GPS 신호가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위치정보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트래시스는 이 같은 문제를 AI 기반 위치정보 보정 기술로 풀어냈다. 버스에 GPS와 LTE·5G 통신 모듈을 설치해 위치와 속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딥러닝 기반 LSTM 신경망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정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GPS 신호 하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환경과 통신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보다 정확한 위치를 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실증에서도 성과를 확인했다. ‘광주 도시문제 해결형 AI 솔루션 제작 지원사업’ 실증 평가에서 트래시스의 AI GPS 위치정보 보정 기술은 신뢰지수 69.11%를 기록했다. 기존 단일 GPS 측정 방식의 신뢰지수 27.34%보다 약 2.5배 높은 수치다. 도심 빌딩 숲이나 터널 등 GPS 수신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위치 오차를 1.2m 이내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양 대표는 “가장 큰 강점은 가혹한 현장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밀성과 신뢰성”이라며 “폭우와 폭설, 빌딩 숲으로 인한 통신 장애 등 다양한 변수가 있는 도로에서 수많은 실증을 거치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 |
| 트래시스가 제안한 ‘AI 광주버스 승하차벨’ |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은 단순한 버스 위치 안내를 넘어 대중교통 운영 전반을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도로 정체 상황과 차량의 실시간 이동속도를 분석해 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보다 정밀하게 안내하고, 노선별·시간대별 승하차 데이터를 분석해 배차 간격을 조정하는 AI 가변 배차 시스템을 지원한다. 노선 우회나 돌발상황 발생 시 실시간 알림을 제공하고 버스 내부 혼잡도 안내, 안면인식 기반 승하차 확인, 생체인식 기반 태그리스 자동결제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교통 분야에서 확보한 AI 관제와 데이터 분석 역량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 기술로도 한층 더 확장됐다. 대표적인 ‘우회전 차량 일단정지 경고 시스템’은 AI 카메라가 횡단보도 주변 보행자를 실시간으로 인식, 진입하는 우회전 차량에 전광판·경광등·음성 안내 등으로 즉시 정지를 유도한다. 사고 발생 후 대응하는 방식이 아닌, 위험 상황을 사전에 감지하고 정교하게 파악해 충돌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어린이 안전 분야에서는 기존 스쿨존의 한계를 보완한 ‘움직이는 스쿨존’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학교 주변 특정 구역만 보호하는 기존 스쿨존과 달리 어린이가 승하차하는 공간 자체를 보호구역으로 인식하는 개념이다. 통학 차량에 부착된 센서가 후방과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의 속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위험 수준에 따라 LED 경고와 음성 안내를 제공해 운전자의 감속을 유도한다. 차량 내부에는 AI 카메라와 CCTV를 활용해 어린이의 차량 내 잔류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도 적용해 갇힘 사고 예방에도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신호 자동연장 시스템과 시각장애인 자동인식 음향신호기 등도 개발했다. 양 대표는 “교통안전 기술은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보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발견하고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어린이와 교통약자가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이동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교통 분야에서 확보한 지능형 관제 역량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에 적용해 위험요인을 AI로 사전에 예측하고 차단하는 종합 안전관제 플랫폼을 구축해가고 있다.
![]() |
| 트래시스에서 개발한 ‘횡단보도 보행시간 연장 시스템’ |
트래시스가 바라보는 미래는 개별적인 교통서비스나 안전장비를 넘어 도시 전체가 데이터로 연결되는 스마트도시다. AI 기반 BIS를 통해 축적한 고정밀 이동정보와 승객 데이터를 향후 수요응답형 교통(DRT)이나 자율주행 버스 등 미래 모빌리티와 연계하고, 대중교통의 정확성과 편의성을 높여 시민들의 승용차 이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는 교통혼잡 완화뿐 아니라 차량 운행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도시 구축과도 연결된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산학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동신대학교와 호남대학교 등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AI·빅데이터 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R&D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기술기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 |
| 양국승 트래시스 대표 |
지역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CES 등 글로벌 전시회에 참가해 AI 기반 교통·안전 융합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프랑스와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관계자들과 각 도시의 교통환경에 맞춘 지능형 교통·안전 패키지 공급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도시에서 검증한 기술을 각국의 교통환경과 도시 특성에 맞춰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듈형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양 대표는 “각 국가와 도시의 교통환경에 최적화할 수 있는 모듈형 AI 교통·안전 패키지를 준비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눈앞의 단기적인 기업 이익보다 국민의 안전과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서 피워낸 AI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도시의 교통과 안전을 지키는 글로벌 소셜벤처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 |
| 트래시스에서 개발한 ‘양방향 일체형 잔여시간표시 신호등’ |
![]() |
| 트래시스에서 개발한 ‘자동 인식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김은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8.14 (금) 1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