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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형주 화이트경제정책연구소장(전 광주특별시 서구의원) |
이와 동시에 국토교통부는 광주 군 공항 일대 8개 시·구·군 224개 동·리에 걸친 364.19㎢를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전격 묶었다.
여의도 면적의 약 86%에 이르는 248만평의 거대 유휴부지, 즉 광주 군 공항과 서구 마륵동 탄약고 일대가 하루아침에 ‘개발 폭발권’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정부는 이 방대한 부지 위에 무려 896조원(삼성전자 425조, SK하이닉스 470조, 앰코 등 1조)이 투입되는 ‘호남권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청사진을 확정했다.
직접고용 3만명, 연관 산업 고용 10만명, 1GW급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해마다 약 1만명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지역의 뼈아픈 현실 속에서 13만개의 일자리 창출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막아낼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인구 댐’이다. 이 거시적인 방향성과 구도 자체는 백번 옳다.
하지만 눈부신 빛만큼 그림자도 길다.
발표 직후 상반기 광주 군 공항 인근 토지거래 19건 중 12건이 전형적인 투기 형태인 ‘지분 쪼개기’가 이뤄졌고, 인근 노후 아파트들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군 공항 이전과 탄약고 해제로 수십 년간 묶였던 고도 제한, 용도 지역, 접근통제 규제가 일시에 풀리면서 인접 토지 소유자는 본인의 땀과 노력과는 무관한 막대한 ‘우발적 개발이익’을 거두게 됐다.
현재 발동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투기 거래를 사전 차단할 뿐, 폭발하는 거래가격의 형평성을 맞추거나 차익을 공공으로 환수하는 데는 손을 못 대고 있다.
실물 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의 위협은 더 심각하다.
필자가 한국부동산원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실증 분석한 결과, 광역 인프라 확충이 가시화된 직후 상무역 일대 상업용 임대료는 타 상권 대비 11.4%p 추가 급등하는 뚜렷한 ‘자본화(Capitalization)’ 현상을 보였다.
상권이 활성화되기도 전에 임대료 압박을 견디지 못한 영세 소상공인과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상가가 텅 비어도 호재는 비지 않는 기형적 구조 속에서, 영세 상인들이 쫓겨난 반도체 클러스터는 결국 거대 자본의 외형적 독식에 불과하다.
따라서 거시적인 산업단지 조성과 궤를 같이하여, 미시적인 소상공인 상생 대책이 행정의 최우선 순위로 다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정책을 제언한다.
첫째,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상권 및 주요 교통 결절점을 선제적인 ‘상생발전구역’으로 의무 지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임대료 인상률의 합리적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장기안심상가에 참여하는 건물주에게 취득세 감면 등 과감한 지방세제 혜택을 제공하여 자발적 상생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군사 유휴부지 개발에는 반드시 ‘우발적 이익 환수(Land Value Capture)’ 조례가 뒷받침돼야 한다.
통합특별시 의회는 인접 민간 부동산 소유주들이 얻게 되는 막대한 지가 상승 프리미엄의 일정 비율을 공공기여금이나 기반시설 부담금 형태로 환수하는 시스템을 조례로 명문화해야 한다.
나아가 이렇게 환수된 공공 재원은 앞서 언급한 둥지내몰림 방지 기금과 낙후된 원도심 주거재생 재원으로 100% 순환 투입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과거 서구의원으로서 현장을 누비며 얻은 확고한 결론은, 거대한 인프라 투자의 화려한 과실이 소상공인과 평범한 시민의 지갑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정책은 정당성을 잃는다는 것이다.
새롭게 닻을 올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896조원이라는 천문학적 투자 유치의 쾌거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교하고 따뜻한 ‘상생의 경제 거버넌스’를 실현한 역사적 성공 모델로 기록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
안형주 gn@gwangnam.co.kr
안형주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8.25 (화) 19: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