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김장부터 남도 바다까지…‘식객’ 속 삶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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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어머니의 김장부터 남도 바다까지…‘식객’ 속 삶 걷기

'…맛의 뒤편'전 17일~12월 13일 ACC 어린이문화원
음식 기억·노동·남도 식문화 조명…축제 연계 가치 확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은 오는 17일부터 12월 13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허영만 화백의 대표 만화 ‘식객’을 주제로 한 전시 ‘식객: 맛의 뒤편’을 선보인다. 전시 예상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은 오는 17일부터 12월 13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허영만 화백의 대표 만화 ‘식객’을 주제로 한 전시 ‘식객: 맛의 뒤편’을 선보인다. 작품은 26화 ‘마지막 김장’.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일이 부담스러운 가족들과 오랫동안 자신의 김장 방식을 고집해온 어머니. 서로 다른 입맛과 생활 방식으로 갈등이 깊어지자 어머니는 결국 더는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김장을 둘러싼 이야기를 따라가며 가족들은 좋은 재료를 고르고, 정성을 들여 김치를 담가온 어머니의 시간과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김장은 겨울을 날 반찬을 준비하는 행사만이 아니라 가족을 먹이기 위해 매년 반복해온 수고이자 오랜 세월 이어온 가족의 기억이었던 것이다. 가족들은 다시 모여 김장을 함께 하며 마음의 거리를 줄이고, 마지막이 될 것 같았던 김장은 가족을 다시 이어주는 시간으로 되살아난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등장하는 ‘마지막 김장’의 이야기다. 이처럼 음식 뒤편에 깃든 기억과 노동, 관계의 이야기가 페이지를 넘어 전시장에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이하 전당재단·사장 김명규)은 오는 17일부터 12월 13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허영만 화백의 대표 만화 ‘식객’을 주제로 한 전시 ‘식객: 맛의 뒤편’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친숙한 음식 만화 ‘식객’을 단순한 미식 소개가 아닌 음식에 얽힌 사람과 삶의 이야기로 조명하는 자리다. 원작의 주요 일화와 육필 원고는 물론, 입체적인 공간 연출, 영상·미디어 콘텐츠, 실물 모형 등을 활용해 관람객이 만화 속 세계를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은 한국의 음식과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낸 대표 만화다. 지난 2002년 연재를 시작해 총 27권의 단행본으로 완간됐으며, 누적 판매 300만 부를 돌파했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돼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아왔다.

작품은 주인공 성찬의 시선을 따라 전국 각지의 식재료와 이를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허 화백은 전국의 시장과 식당, 산과 들, 바다를 직접 발로 뛰며 취재했다. 조리법뿐 아니라 한 그릇의 음식이 완성되기까지 깃든 노동과 기다림, 자연과 문화의 시간을 원고에 세밀하게 담았다.

전시는 책장을 넘기는 대신 만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경험으로 시작된다. 원작의 흑백 컷을 거대한 벽면 영상으로 펼쳐낸 ‘식객 파노라마 로드’가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 원고 창작 과정을 보여주는 미디어 영상 존을 지나 본격적인 이야기 여정으로 들어선다.

91화 ‘바지락칼국수’
76화 ‘오미자 화채’
1부 ‘식객, 삶을 담다’에서는 맛의 기억이 관계가 되고, 위로가 되고, 삶을 버티는 힘이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어머니의 쌀’은 네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인물이 생의 첫맛으로 기억하는 쌀 한 줌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육개장’은 뒤늦게 이해하게 된 시어머니의 마음을, ‘마지막 김장’은 가족을 먹이기 위해 반복해온 어머니의 수고와 시간을 되새긴다.

‘고추장 굴비’는 어린 시절 담장 너머로 오가던 마음을 떠올리게 하고, ‘팥칼국수’는 지친 삶을 다시 일으키는 고향의 맛과 어머니의 마음을 전한다.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누군가의 기억과 관계, 위로가 되는 순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부 ‘식객, 남도를 만나다’에서는 남도의 자연과 계절, 식재료를 폭넓게 조명한다. 소금과 김에 담긴 어민들의 땀방울, 매생이와 갯장어 등 남도 제철 식문화 이야기를 통해 한 가지 맛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을 보여준다.

특히 갯장어와 매생이 이야기는 남도 바다의 계절성과 식재료가 지닌 고유한 맛을 전한다. 여름철 별미 갯장어를 둘러싼 요리 대결과, 겨울 제철이어야 제맛을 내는 매생이 이야기는 ‘식객’이 음식의 맛뿐 아니라 그것을 길러낸 자연의 시간까지 함께 바라봤음을 보여준다.

미래의 식탁을 상상하는 구역에서는 인공지능 기술로 관람객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하는 ‘미래의 식탁’을 통해 전통 식문화와 새로운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제시한다.

전시장 끝에 마련된 ‘남도 장터’에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식문화 대표 브랜드를 소개하고 관람객과 지역 생산자를 연결한다. 전당재단은 이번 전시를 ‘남도미식주간’, ‘대한민국 김치대전’ 등 지역 축제와 연계해 남도 음식문화의 가치를 확산할 계획이다.

56화 ‘빈대떡’
이외에 전시 마지막에는 허영만 화백의 창작 세계가 펼쳐진다. 작품의 출발점이 된 원고와 메모, 완성된 만화 장면을 함께 살펴보며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하기까지의 기록을 경험할 수 있다. 여러 원고와 드로잉은 수많은 취재와 기록이 쌓여 ‘식객’이라는 세계가 완성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김명규 사장은 “‘식객: 맛의 뒤편’은 만화 속 이야기를 통해 남도 음식문화가 지닌 기억과 노동, 관계의 따뜻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전시”라며 “이번 전시가 K-푸드로 대표되는 우리 음식문화의 깊이를 알리고, 남도 지역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관람료와 사전 예매, 단체 관람 등 자세한 사항은 전당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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