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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 북구 임동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광주봉사관 무료급식소에서 고윤순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봉사관 조리장과 심은지 광주봉사관장, 봉사원들이 침수피해를 입은 주방 조리기구 등 각종 식기류를 살균소독 정리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광주지역에 역대급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그 여파가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전 광주 북구 임동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광주봉사관.
이곳은 지난 4월에 정식 개소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 2회(화, 목) 중식을 제공하고, 한 끼를 대용할 수 있는 식료품도 제공해 왔다.
하지만 평소 같으면 300여명의 어르신들로 북적였을 공간이 물에 젖은 가전제품과 각종 사무용품으로 가득했다.
입구에는 “봉사관 침수로 당분간 무료급식소 운영을 중단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주차장 한쪽에는 폭우에 쓸려 내려온 흙모래가 쌓여 있었고, 곳곳에는 치우지 못한 용품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봉사관 내부에서는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수건으로 사무기기에 남은 물기를 제거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광주봉사관은 지난 17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성인 무릎 높이까지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면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의 어긋난 예보로 제대로 된 대비를 못해 피해가 더 컸다.
특히 식당 배수구를 통해 흙탕물이 역류하면서 무료급식소 운영에 필요한 주방기구 등이 모두 젖는 피해를 입었다. 기부 받은 쌀도 침수를 피해가지 못했다.
사용하던 식자재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 사정 때문에 무료급식소의 정상 운영은 당분간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무료급식소 운영에 필요한 기구 등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침수로 인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소독, 바닥 보수 등의 기간까지 생각하면 재개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때문에 어르신 중 일부는 매주 월·화·수요일에 운영하는 20~30분 거리에 있는 두암동 무료급식소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도 급식 날을 맞아 봉사관을 찾았다가 뒤늦게 운영이 중단된 사실을 알고 발걸음을 옮기는 어르신들도 상당수였다.
정수자 어르신(76·여)은 “한 달여 전부터 이곳을 찾았는데 비슷한 연령층과 만나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었는데 침수 피해로 운영을 멈췄다고 하니 많이 아쉽다”며 발길을 돌렸다.
안타깝기는 자원봉사자들도 마찬가지다.
고윤순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봉사관 조리장은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어르신들에게는 봉사관이 친구 같은 존재였는데 안타깝다”며 “빠른 시일 내에 봉사관을 재개해 어르신들의 웃음을 다시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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