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일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과 ‘2차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 방향’을 심의·의결했다.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해당하는 109개 기관을 통폐합하거나 기능을 조정하고,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곳의 지방이전 가능성을 검토하는 내용이다.
기능개혁 대상에 포함된 전남광주 소재 기관은 여수광양항만공사와 여수광양항만관리주식회사, 여수엑스포관리주식회사, 국립광주과학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등 7곳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부산·인천·울산항만공사와 합쳐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재편된다. 통합공사가 정책과 기획 기능을 맡고 기존 항만공사는 지역지사로 전환해 항만별 특화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여수광양항만관리와 여수엑스포관리는 다른 지역의 항만관리·보안기관과 통합돼 가칭 ‘한국항만보안시설공단’에 편입된다.
국립광주과학관은 국립대구·부산·강원전문과학관과 합쳐 가칭 ‘국립과학관’으로 통합된다. 목포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함께 국립생태원 체제로 재편된다.
광주에 있는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통합되고, 화순백신산업특구의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와 합쳐 가칭 ‘한국의약품안전공단’으로 바뀐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통합기관의 본사 소재지와 지역 조직의 인력·예산 배분, 세부 기능 조정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 기관 자체가 사라지는 것과 지역 시설이 폐쇄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과 투자 결정을 담당하는 본사 기능이 다른 지역에 배치되면 기존 기관의 위상이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여수·광양항 개발과 물류정책을 총괄해온 지역 핵심 기관이다. 통합 이후 지역지사로 전환되더라도 항만 개발과 투자, 신규 사업을 결정할 실질적인 권한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립광주과학관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도 각각 지역 과학문화와 섬·연안 생물자원 연구, 화순 백신산업을 뒷받침해온 만큼 전문 기능과 연구인력 유지가 중요해졌다.
통폐합에 따른 기능 축소 우려와 달리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전남광주에 새로운 유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기관을 지역별로 분산하기보다 기존 혁신도시의 전략산업과 연관된 기관을 집적하는 방식으로 이전 원칙을 바꿨기 때문이다.
전남광주특별시는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공항공사 등 10곳을 핵심 대상으로 삼아 모두 46개 기관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발전 5사를 가칭 ‘한국발전’으로 통합하기로 하면서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도 주요 유치 대상으로 떠올랐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등 에너지 공공기관이 집적돼 있다. 전남의 해상풍력·태양광 산업 기반까지 고려하면 발전과 전력거래, 송·배전, 연구개발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유치 논리로 꼽힌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통합은 일단 유보됐다. 정부는 공항전략협의회를 구성해 지방공항 활성화 대책을 먼저 추진한 뒤 통합 여부를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지방공항 특화 사례로 무안국제공항과 반도체 등 지역산업을 연계한 개발 방향도 제시돼, 한국공항공사 유치와 무안공항 활성화 전략을 함께 추진할 근거가 마련됐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노동조합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시대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4분기 중 구체적인 이전 기관과 배치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청사 신축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2027년부터 선도 이전에도 착수한다.
이에 따라 전남광주특별시의 대응도 기존 46개 기관 유치에 머물지 않고 통폐합 이후 새로 출범하는 기관의 본사와 핵심 조직까지 겨냥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 기관의 전문 기능과 인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빛가람혁신도시의 에너지·농생명·정보통신 기능과 연결되는 기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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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4 (금) 21: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