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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에 수분을 공급하고, 사람이 마시는 식수가 되어 주며, 이물질을 씻겨주는 등 이로움이 가득하다. 다만 물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보니 양이 과하면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물이 넘치는 홍수를 그저 피할 수 없는 재해·재난으로 여기며 순응했지만, 최근에는 도시화와 인구 밀집화가 이뤄지면서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다. 배수시설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광주 남구도 배수시설에 대한 필요성을 여실히 체감했었다. 2018년 시간당 60㎜의 폭우로 대표적인 저지대인 주월동과 백운동 인근 도로와 골목길은 물론 상점과 주택 수십여 채가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지형상 고지대에서 흘러오는 빗물이 중간 지점인 백운광장 일대에 모여 항아리처럼 물이 차오른 것이다.
남구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았고, 대규모 하수도 확장·방재 시설 투자에 나섰다.
2018년 침수 직후 104억원을 들여 백운광장 하수암거 정비사업(522m)을 시작했다. 당시 도시철도2호선 건설 공론화 논란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자 김병내 남구청장은 재난관리기금 40억원 요청, 행정절차 병행, 실시설계 조기 마무리, 양방향 시공 등을 건의해 2020년 준공되도록 공헌했다.
수년간 이어진 노력은 결과로 입증됐다. 지난 17일 백운광장 일대에 시간당 92㎜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지만,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침수 피해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지만, 이전보다 침수 깊이나 범위 등이 줄었다는 점은 주지할 대목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극한호우’가 잦아질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미뤄볼 때 남구의 적극적인 조치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나서는 지방정부의 노력이 더 확산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