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 반계리서 청동기~조선시대 유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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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 해남군 반계리서 청동기~조선시대 유구 확인

주거지·옹관묘 등 108기 출토…생활시설 역할
전문가 "중심 유적지 가능성↑…추가 조사를"

해남 계곡면 반계리 791번지 전경
(원)삼국시대 1호 옹관묘에서 출토된 장동옹편
조선시대 1호 굴립주 건물지 전경


전남 해남군 반계리에서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르는 옹관묘, 건물지 등 다양한 유구가 발견됐다.

31일 해남군, 경상문화유산연구원 등에 따르면 해남군 계곡면 반계리 791번지 일원(면적 1217㎡)에서 (원)삼국시대 주거지 1동, 폐기장 1기, 옹관묘 1기, 수혈 11기와 조선시대 굴립주 건물지(땅을 파서 기둥을 세우는 건물) 1동 등 총 108기의 유구가 출토됐다.

이번 조사는 해남군이 한 토지주에게 내린 육묘장 건립공사 시행 전 문화재 조사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 기간은 2023년 6월8일부터 7월14일까지였다.

조사된 유구 중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유구는 1호 주거지와 1호 옹관묘이다.

1호 주거지에는 연질토기편, 파수부편, 지석편 등이 수습됐다. 실생활에 사용된 시루, 장란형토기 등이 출토되지 않아 정확한 시기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1호 옹관묘와 동일한 시기로 분석됐다.

규모는 길이 340㎝, 너비 298㎝이며, 평면 형태는 말각장방형이다.

1호 옹관묘는 길이 84㎝, 너비 42㎝로, 유물의 격자타날기법, 옹형토기의 소형화, 실생활에 사용되는 옹형토기가 있어 3세기 이후 대규모의 대형 옹관묘가 출현하기 전 2세기 원삼국시대에 조성된 유구로 판단된다.

청동기시대에 등장한 옹관묘는 전라도에 집중됐고, 특히 영산강과 광주 신창동, 평동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외에도 구, 폐기장, 수혈, 주혈에서 출토된 토기는 삼각형점토대토기, 두형토기 등이 확인됐다.

1호 구 내부에서 경질 굽다리접시(고배)와 6호 구의 대호편, 78호 주혈의 소형토기 등 의례와 관련된 유물이 출토돼 조사 대상지가 위치한 정상부에 원삼국시대에 걸쳐 이와 관련된 생활유적이 존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방형 형태를 띈 조선시대 1호 굴립주 건물지의 규모는 길이 552㎝, 너비 390㎝, 주혈의 깊이는 10~25㎝였다. 이곳에서 백자편, 옹기편, 연질토기편이 나왔다.

연구원은 주거지, 폐기장, 굴립지 건물지 등의 발견으로 취락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해남 일평리, 황산리의 유적과 비교했을 때 중심취락 주변의 생활유구로 파악됐다.

조사를 담당한 경상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반계리791번지는 바다와 주변 구릉지에서 내려온 쇄설물 등으로 형성된 곳이다”며 “이 일대를 추가 조사하면 마한인의 생활양식을 보여준 ‘해남군 송지면 군곡리 패총 유적’에 버금가는 중심 유적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군 계곡면 일대는 흑석산(북쪽), 서기산(동쪽), 만대산(남쪽)으로 둘러쌓여 대부분 산악지이며 부분적으로 구릉지가 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해남=성정수 기자 sjs8239@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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