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침수에 광주 북구 신안교 주민들 뿔났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반복되는 침수에 광주 북구 신안교 주민들 뿔났다

서방천 범람 예방 목적 차수벽 설치…배수 방해·피해 키워
민·형사 소송 예고…강 시장 ‘시스템 개선·철거’ 종합검토

신안교 차수벽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민들이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서방천 범람을 막기 위해 설치한 차수벽을 지목했다.

호우로 인한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한 예방 시설이 오히려 저지대 주택가의 배수를 방해, 신안교 주택가 일대의 침수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4일 신안교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주민들은 수해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하고 폭우 피해 책임을 묻기 위해 광주시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달 17일과 지난 3일 폭우로 입은 피해가 서방천 일부 구간에 설치된 1.5m 높이의 차수벽 때문이라 주장한다. 이번 수해를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해당 차수벽은 광주시가 지난 2019~2023년 신안동 신안교부터 임동 광주천 합류부까지 일부 구간에 세운 침수 예방 시설이다. 서방천 생태 회복과 함께 여름철 폭우로 인해 불어날 염려가 있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밤을 새우며 이웃들을 대피시킨 신안동 자율방범대 소속 윤성오씨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신안교 일대에 물이 차기 시작해 30분 만에 침수됐다”며 “차수벽 높이가 낮았다면 물이 서방천으로 흘러 들어가 침수 피해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17일 침수 피해를 겪은 뒤 같은 피해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돼 광주시에 차수벽을 부수거나 투명한 벽만이라도 해체해 달라 요구했었다”며 “그러나 행정에서 주민의 요구를 듣지 않았고, 또다시 이러한 참사가 반복됐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르노자동차 서비스코너를 운영 중인 박찬희 대표는 “차수벽이 완성되기 전인 2020년 극한 호우 때보다 올해 어림잡아 20㎝ 이상 빗물이 더 차올랐다”며 “이는 침수 피해가 커진 원인이 차수벽이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달 침수 피해로 자동차 수리 장비를 새롭게 교체했는데, 보름 만에 또다시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며 “주민들 또한 장판, 도배 등 피해 복구가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침수 피해를 맞으니 허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신안교 일원 차수벽을 두고 철거할지, 시스템을 개선할지 여부에 대한 종합검토에 나섰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출입기자 차담회를 통해 “5년 전 서방천 범람을 막기 위해 130억원을 들여 물막이 옹벽시설을 설치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반대로 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 피해가 컸고, 전날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따라서 수해 방지를 위한 종합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천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물을 차단하는 대신, 도로에서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건지, 아니면 차수벽 자체를 드러내야 하는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방천과 용봉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24m 관로와 12m 관로가 충돌하다 보니 늘 신안동 전남대 치과병원 앞쪽과 전남대 정문 쪽은 반복적으로 침수되고 있다”면서 “이 부분을 우선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이산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