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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주·전남 지역에 시간당 최대 92㎜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택, 도로, 상가가 물에 잠기고 교통편이 취소·지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집중호우로 한때 광주천이 범람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날 광주·전남소방,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나주가 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광주 남구 80㎜, 담양 봉산 74.0㎜, 곡성 옥과 70.5㎜, 나주 다도 67㎜에 많은 비가 내렸다.
같은 시간 누적강수량은 광주 풍암 366.0㎜, 곡성 336.0㎜, 담양 331.5㎜, 나주 289.0㎜, 함평 258.5㎜, 화순 238.5㎜, 장성 204.5㎜ 등이었다.
광주를 비롯해 나주, 담양, 곡성, 구례, 장성, 화순, 광양, 순천, 무안, 함평, 영광, 신안 등에는 호우경보가, 여수, 고흥, 보성, 장흥, 강진, 해남, 완도, 영암, 목포, 진도 등에는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됐다.
보성, 순천, 장흥, 강진, 해남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여수에도 이날 밤 호우예비특보가 발령됐다.
나주와 담양, 곡성 등 3개 시·군에는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다. 구례와 화순, 영암, 영광, 장성 등 5개 군에는 주의보가 발효됐다.
짧은 시간 동안 폭우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소방본부에는 41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도로 침수 236건, 건물침수 137건, 도로 장애 13건, 인명구조 5건, 기타 27건 등이다.
상습 침수 구역인 광주 남구 백운동 일대 도로는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에 잠겨 인근 상가와 주택 내부까지 빗물이 들어찼다.
서구 광천동과 북구 말바우시장, 동구 전남대병원 인근도 빗물에 잠겨 지자체와 소방 등이 긴급 배수 작업에 나서는 등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했다.
북구 오룡동 과학기술원 인근 도로가 불어난 물에 잠기면서 주변에 있던 시민 70여명이 고립됐다.
북구는 장등천 범람으로 인해 장등동 일대에 주민 대피 명령을, 동구는 소태천·증심사천·광주천 범람으로 주민 대피 명령을, 서구는 광주천 태평교 범람 우려로 양동복개상가 인근에 대피 명령을 각각 내렸다.
광주교통공사는 오전 5시 10분에 광주 지하철1호선 상무역사가 침수됨에 따라 농성역~광주송정역간 열차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
전남에서는 31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나주, 담양을 중심으로 장성, 화순, 영광, 함평, 곡성 등에서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피해 유형별로는 주택 침수 157건, 도로 장애 129건, 토사·배수 지원 기타 14건 등이다.
침수 우려 지역에 있던 주민들(나주 23세대 26명·담양 27세대 37명)도 대피했다.
광주와 전남 모두 이번 비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낙뢰를 동반한 집중호우로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이날 한국전력공사에 접수된 정전 신고 건수(오후 3시 기준)는 1070건(광주 296건·전남 774건)에 달했다.
광주 북구 매곡동에 위치한 광주공업고등학교 측은 정전으로 수업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 오전 11시30분께 긴급 하교 조치했다. 전력은 11시50분에 복구됐다.
인근에 있는 매곡초등학교에서도 정전 피해가 발생,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오후 1시 30분에는 전남 담양군 담양읍 일대가 정전됐다. 지중개폐기가 침수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 열차 등 교통편도 마비됐다.
광주에서 김포로 향하는 여객기가 결항됐고, 제주행 여객기도 3편이 지연됐다.
용산에서 출발해 광주와 목포를 오는 열차 3대와 광주에서 용산을 가는 열차 2대 등 5대가 운행을 멈췄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고속열차도 상당수 지연됐다.
바다에서는 여객선 11항로·15척도 운항 통제 중이다.
이에 광주시는 근무 단계를 비상 2단계로 격상하고 무등산 탐방로, 지하차도 등 위험지역 470개소를 통제했다. 또 361명에 비상근무를 명했다.
북구 영산강 용산교 지점과 담양군 영산강 삼지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고, 서구 유촌교, 광산구 풍영정천2교 등 4개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유지했다.
전남도 역시 비상 2단계에 돌입해 국립공원, 하상도로 등 18개소의 출입을 제한했다. 비상근무자 819명을 통해 현장 확인 등 집중관리에 나선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7일 집중호우 대응을 위한 회의를 열고 풍수해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중대본 근무자가 증원되고, 가용경찰력과 장비 총력 지원, 부처별 재난상황실 확대 운영 등이 이뤄지게 된다.
중대본 3단계가 발령되기는 2023년 8월 이후 1년 11개월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2023년 8월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자 중대본 3단계를 가동한 바 있다.
중대본은 행안부 국·과장급으로 구성된 현장상황관리관을 전국에 급파해 집중호우 기간 중앙과 지방의 유기적인 협조를 공고히 하고, 실시간으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이미 300∼400㎜ 수준의 비가 쏟아진 상황에서 20일까지 최대 300㎜의 추가 강수가 예보된 만큼 보다 신속한 통제와 선제적인 대피에 중점을 두고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은 지자체장의 대피 명령 권한 행사를 권고하고, 주민 대피와 보호에 드는 비용은 중앙에서 적극 지원한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이산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