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무용협회 상반기 이사회가 지난 6일 광주예총회관 방울소리공연장에서 소집되었다. 2017년도 광주무용협회 살림과 전반적인 행정업무를 꾸려 나갈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논의의 자리였다.
어떤 단체든지 직위와 직권을 내려놓을 때 전임자와 후임자 간에 생길 수 있는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전·후임자간 상호이해와 협력, 합리적 소통이 있어야 할 것이다.
광주무용협회는 두 후보가 경쟁하는 양자체제 선거전으로 치러진 과거 한 차례 회장 선출과정에서 양측 서로 다른 지지자간 감정이 상하게 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동안 추대 형식의 익숙한 회장 선출 방식 대신 낯선 선거전을 통해 회장을 선출 하다보니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선거전은 그리 많지 않은 이사와 회원들로 구성된 작은 규모의 광주무용협회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다수의 협회구성원들은 학연과 지연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조선대학교 사제지간과 선후배사이다. 그렇다보니 대놓고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 난처하기 이를데 없다. 아주 애매모호한 기류가 형성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단체 규모의 크기를 떠나 심부름 혹은 봉사자를 자처하는 리더의 가치관이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가 권력을 사당화시킨 현직 대통령으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다 경제적 손실과 민주주의 후퇴라는 것을 두 눈 똑똑히 뜨고 경험하고 있다.
이처럼 무용계 역시 이번 회장 선출 건을 계기로 모든 사안들에 있어 시행착오 등 오류가 최소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김미숙 현 회장 및 부회장 등 집행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 사무장의 사회로 전년도 사업성과에 관련된 소개와 회계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회장 선출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매번 열리는 이사회처럼 수동적인 회의가 반복되는 점은 문제다.
토론이나 논의에 말을 아끼는 우리의 정서가 드러난 만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사회의 체질변화가 요구된다 하겠다. 그리 심각한 사항의 논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겁게 가라앉은 이사회 분위기는 자유롭게 춤을 추는 무용인들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소통을 이끌었으면 한다.
다수 이사들의 발언은 절제되어 있고, 고문단과 부회장들의 의견에 의해 광주무용협회는 시립무용단 단장을 역임했던 이영애씨를 추대하는 형식으로 합의를 보았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기 위한 김미숙 회장을 비롯해 집행부의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불과 한 달 여전 서울에서 있었던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있었다. 12년간의 장기 집권한 회장과 맞서 타 후보간 과열 경쟁에 의한 선거전의 민낯이 드러난 점을 감안한다면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해야 할 것인가에는 의구심이 든다.
선거냐, 추대냐의 문제보다는 협회를 투명하고 진솔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신임 이영애 광주무용협회장은 6년 동안의 시립무용단 단장을 역임해 행정적 능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협회원들의 기대가 작지 않다.
신임 회장은 무엇보다 ‘무향광주’의 무용인들을 대표하여 여러 굵직한 공연행사와 광주무용제, 전국무용제 그리고 각종 콩쿠르를 차질없이 개최해야 한다.
그동안 광주가 전국무용제에서 수차례의 대통령상과 좋은 성적을 이뤄냈기 때문에 신임 회장의 책임은 막중하다. 아무쪼록 광주 무용의 위상을 전국 무대에서 다시한번 드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신임 회장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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