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경쟁의 핵심인 연구개발 네트워크에서 호남권이 여전히 변방에 머물고 있는 만큼 지역의 산학연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부도 연구개발 예산과 지원체계를 비수도권으로 확대, 균형 있는 AI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간한 ‘지역 중소기업의 산학연협력 네트워크 분석-AI 기술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3년 국가연구개발사업 가운데 중소기업이 참여한 AI 직접 연구개발 과제는 모두 878건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486건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했고 중부권은 191건(21.8%)이었다.
연구비 역시 수도권 45.7%, 중부권 40.2%로 두 권역이 전체의 85.9%를 차지하며 AI 연구개발 자원이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권 과제 비중은 2019년 49.2%에서 지난해 61.5%까지 확대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AI 기반 산업 전체를 분석한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연구진이 AI 기반 산업 관련 국가연구개발 과제 8947건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은 4130건으로 전체의 46.2%를 차지했다. 이어 중부권 1620건(18.1%), 동남권 690건(7.7%), 대경권 560건(6.3%) 순이었으며 호남권은 438건으로 4.9%에 그쳤다. 연구비 역시 수도권이 49.6%를 차지해 절반 가까이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분석을 통해서는 전남의 연구 기반 취약성도 확인됐다.
서울과 경기, 대전이 AI 협력 네트워크를 이끄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는 반면 전남은 AI 직접 연구개발 참여 과제가 한 자릿수에 그쳐 연구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분석했다. 광주의 경우 중소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AI 과제를 수행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교하면 협력 규모와 연구개발 기반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AI 전략과도 대비된다.
정부는 전남광주 국가AI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포함한 국가 메가프로젝트도 발표했다. 또 전남광주에서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광양시, 포스코DX 등이 제조업 AI 전환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 AI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AI 산업의 경쟁력이 단순한 인프라 구축보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에 의해 좌우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네트워크 중심성뿐 아니라 참여기관 수가 특허와 매출, 고용 등 기업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 협력 구조도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은 다양한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핵(Mesh) 구조를 갖춘 반면 호남권은 응집도는 높지만 규모가 작은 협력망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비수도권의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기업의 네트워크 진입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공동기획사업과 네트워크형 R&D 바우처, 기술·데이터 공유 플랫폼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과 측면에서도 우려는 이어졌다.
연구진이 기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특허와 매출에서는 권역 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용 부문에서는 호남권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을 기록했다. AI 연구개발이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정부 지원금과 기업 투자를 연계하고 기업 규모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대학과 연구기관,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권역별 산업 구조와 인력, 연구 인프라를 반영한 맞춤형 AI 연구개발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역 경제계에서는 AI 산업의 성패는 시설보다 생태계가 좌우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전남광주에서는 AI 국가데이터센터와 AI 집적단지,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국가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산업 경쟁력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연구하고 기술을 사업화하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에서 나온다”며 “정부의 AI 국가전략이 지역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연구개발 과제와 인재, 기업이 함께 모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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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월) 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