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피해 심각…하루빨리 일상 회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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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생각보다 피해 심각…하루빨리 일상 회복되기를"

[호우 피해복구 현장-함평천지전통시장]
여전히 수마 흔적…가구·살림살이들 진흙 범벅
관·군·경 온정 손길…토사·쓰레기 제거 등 합심

8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천지전통시장에서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상인들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막상 치워보니 생각보다 피해가 심각합니다.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최근 전남지역을 휩쓴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8일 전남 함평군 함평읍 함평천지전통시장.

지난 3일 이곳에는 290여㎜의 괴물 폭우가 쏟아지면서 41개 점포 전체와 인근 골목형 상점가 27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시장 인근은 비가 내린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음에도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시장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는 진흙으로 뒤덮인 부서진 가구와 가전제품 등 각종 살림살이가 마구잡이로 쌓여 있었다. 물에 젖어 사용하지 못하게 된 제품과 어느 곳에서 떠 밀려온 지 모르는 쓰레기 더미도 상당했다.

골목에는 성인 남성 키만큼 쌓인 쓰레기와 폐자재들을 포크레인이 덤프트럭에 싣기 바빴고, 적재함을 가득 채운 트럭들이 수시로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높은 습기와 뜨거운 햇볕 때문인지 상인들의 잔뜩 찡그린 인상에서 착잡함이 묻어났다. 뺨을 타고 턱 끝을 향해 흐르는 땀줄기가 망연자실한 심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마른 아스팔트 위로 주민들의 무거운 걸음이 지나갈 때마다 진흙이 묻은 발자취가 진득하게 남았다

식당 앞에는 물에 젖어 햇볕에 말리기 위한 식탁과 의자, 식기구 등이 놓여 있었다. 상인들은 청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진흙을 닦아내기 위해 바닥을 연신 쓸고 씻어냈다. 짧은 넋두리를 주고 받곤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상인들도 눈에 띄였다.

복구 작업은 말 그대로 ‘사람의 손’에 의존해야 하는 고된 일이었다.



8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천지전통시장에서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상인들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30여년 간 시장을 지키며 잡화점을 운영 중인 정순례씨(74·여)는 침수된 물품을 마른 수건으로 하나하나 정성껏 닦아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씨는 “3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물품의 대부분을 버리게 됐지만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며 “피해 복구를 위해 많은 분들이 나서준 덕분에 잘 마무리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주에도 비가 온다고 하니 한숨이 앞선다”면서 “제발 이번에는 무탈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한편 함평군은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함평천지전통시장의 복구와 상인 지원에 나섰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함평군청,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남신용보증재단 등 4개 기관이 참여한 호우 피해 지원 현장상황반을 운영했다.

또 전남경찰청은 기동대 경력을 투입해 본 함평천지전통시장 및 대동면 일대에 긴급 수해복구 지원에 나섰다.

송강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비롯한 광주고등·지방검찰청 직원들도 수해 복구에 손을 넣었다. 이들은 함평천지전통시장을 찾아 폐기물 수거와 방역 등 수해를 입은 상가와 농가를 정비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 외에도 육군 제8332부대는 장갑과 생수, 수건 등 물품을 지원하고 천지전통시장 상가와 민가에서 가재 정리를 도왔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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