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점퍼 차림의 사내가 배낭을 들고 다가왔다. 부스 중간의 반원형 구멍으로 여권이 밀려들어왔다. 나는 사내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오른쪽 귓불부터 입술까지 이어진 흉터가 눈에 띄었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는 탓...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62024년 겨울은 한국사회가 문학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보인 시기였다. 크고 작은 독서 모임에서 노벨상 수상 작가의 책을 읽고 열띤 이야기를 나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모임이 아니어도 혼자 책을 읽고 생...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5외로움이란 자꾸 발견되는 이상기후 나는 지금부터 나를 고백하는 것으로 숲에 도달할 수 있다 여름이 덜컹거리며 지나가는 어떤 날, 나는 스스로를 바꿔 보기로 했다 노력과 사랑을 뒤섞어서 밥과 함께 삼켜 보기로 했다 문장 속으로 회피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새벽을 참 좋아하고 이것은 글로 포기할 마음을 먹는다는 것 창 너머로는 고장난 실외기가 소음 없이 돌아간다 다리 사이로 차오르는 땀과 찝찝함이 아름...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7처음 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부터 지금까지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항상 바라던 것이었음에도 손에 쥐어지니 만져지지가 않아 곤란한 기분입니다. 당선을 축하해 주는 친구의 울먹임이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일주일 전...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7소설 응모작들을 읽고 난첫 느낌은 2024년 우리사회의 풍속도를 본 것 같았다. 응모작의 소재들이 아파트 주민간의 갈등, 속도가 빨라진 가족 해체, 존엄을 잃어가는 고령사회, 이주민 및 외국인 노동자 차별, 글로벌화...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62024년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강 작가는 문학 작품과 함께 성장했다며 어렸을 때 감명 깊게 읽었던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언급했지요. 그래서일까요? 응모된 동화도 ...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5기적이 없이도 사는 평화와 내일 김병호 생활은 촉촉하고 그윽해서 다시 첫 마음으로 돌아가는 내일이 되었으면 식당 벽을 마주하고 국밥 한술을 막 뜨다가 고아가 되어버린 친구와 지하주차장 구석에서...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4분명 사람 발소리다. 은하는 잽싸게 소리가 난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창문에 검은 형체가 휙 내달리는 게 보였다. 얼핏 보아 몸집이 작은 사람 같았다. 은하는 며칠 전 아빠가 놓친 신비초 도둑일 거로 생각했...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5별다를 게 없는 크리스마스 전날이었습니다. 산타할아버지도, 크리스마스 선물도 마음을 설레게 하지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조차 무료하게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받을까 말까...
광남일보@gwangnam.co.kr2025.01.01 17:55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활 동화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전남 화순 출생 배다인 작가의 환경 동화 ‘물고기야 미안해’(토마토하우스 刊)가 나왔다. 바닷가 마을에서 할머니,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주인...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2024.12.26 18:06문단을 중심으로 이웃 장르 작가들과의 협업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가 하면, 시인이 산문집을 내기도 하고, 산문가가 시집을 내기도 하는 등 협업과 타장르 작품집 출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에는 김황흠·김...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2024.12.25 18:14지역의 한 대학교수가 일본 전국시인주소록에 등재됐다. 광주전남 문단을 중심으로 일제 강점기 항일문학 연구를 집중적으로 해온 김정훈 전남과학대학 교수가 일본 현지에서 등단을 한데 이어 이번에는 정식으로 시인으...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2024.12.22 18:48올해 신춘문예는 지난 10월 한강의 노벨문학상 선정으로 인해 한국문학의 중흥기가 다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해를 맞아 진행된 것이어서 그 어느해보다 공모마감 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대학 입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2024.12.22 18:501980년 7월 31일 저물어가는 오후 5시 동녘 하늘 뭉게구름 위에 그 무어라고 말할 수 없이 앉아 계시는 하느님을 나는 광주의 신안동에서 보았다 몸이 아파 술을 먹지 못하고 대신 콜라로나 목을 축이면...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2024.12.18 19:04광주시는 올해 광주문화예술상 문학분야 수상자로 윤삼현 작가, 박형동 시인, 강경화 시조시인 등 3명을 선정, 19일 오후 3시 광주문학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 시는 앞서 지난 2일 광주문화예술상 문학분야 심사위원...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2024.12.18 17:44